[IS 포커스] 부상 여파? 시행착오? 낯선 이정후 향한 시선
안희수 2023. 4. 12. 10:07
기우(杞憂)일까, 합리적 의심일까. KBO리그 정규시즌 첫 주(1~9일) 부진했던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 얘기다.
이정후는 이 기간 6경기에 나서 타율 0.208(24타수 5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첫 4경기 타율은 0.067(15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2017시즌 데뷔한 이정후가 개막 첫 주 남긴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2018·2020·2022시즌에는 이 기간 타율이 3할을 넘겼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타격 5관왕에 오른 리그 대표 타자다. 30타석도 안 되는 표본으로 이정후의 초반 페이스를 판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변수도 몇 가지 있다. 그는 지난겨울 타격 폼을 간결하게 만드는 변화를 줬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탓에 피로감도 남아 있다. 4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는 웨이트 트레이닝 중 허리에 불편함을 느껴 이튿날(5일) 경기까지 결장했다. 이정후답지 않은 기록과 퍼포먼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정후는 헛스윙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자신의 스트라이크존(S존)이 확실하고, 노린 공은 정확한 콘택트 능력으로 공략한다. 지난 시즌(2022) 헛스윙 비율도 3%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 나선 첫 6경기 헛스윙 비율은 9.2%였다.
이정후답지 않은 타구도 많았다.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1일) 2번째 타석에선 투수 버치 스미스의 높은 코스 슬라이더에 내야(1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2일 한화 2차전 첫 타석에서도 김민우의 높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했지만, 마운드 위에서 3루수에게 잡혔다. 이 경기 3번째 타석에선 빗맞아 가운데 외야로 뜬 타구를 보며 고개를 숙여 탄식하기도 했다.
허리 통증을 다스린 뒤 복귀한 이정후는 6일 LG 트윈스에서도 김진성의 몸쪽(좌타자 기준) 높은 직구에 평범한 뜬공으로 물러났다. 전반적으로 높은 코스에 타이밍을 잘 맞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NC 새 1선발 에릭 페디의 컷 패스트볼(커터)에 1·4회 초 타석 모두 땅볼로 아웃됐다. 이정후는 7회 3번째 승부에서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보통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선수가 돌파구를 만들려는 모습이다. 이정후는 이어진 승부에서 페디의 2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한 뒤 4구째 투심에도 배트를 헛돌리며 삼진을 당했다.
이정후는 7일까지 땅볼 아웃 5개, 뜬공 아웃 6개를 기록했다. 삼진도 2개였다. 빠른 공(직구·투심·커터)을 공략해 당한 아웃은 7개였다. 타격 폼 수정으로 생긴 혼선이나 허리 통증 후유증이 의심됐다.
일단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이정후는 8일 NC 3연전 2차전에서 리그 대표 투수 구창모를 상대로 1회 초 좌중간 솔로 홈런을 쳤고, 6회와 8회도 각각 체인지업과 낮은 직구를 공략해 내야 안타와 좌중간 2루타를 기록했다. 9일 NC 3차전 첫 타석에서도 송명기의 직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다. 3·4번째 타석도 정타를 생산했다.
이정후를 향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명확하다.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것.
NC와의 7·8일 경기를 중계한 민훈기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이정후가 7일 경기 앞두고 배팅 훈련을 할 때는 100% 자기 스윙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8일 경기 전에는 배트를 제대로 돌리더라. 경기에서도 좋은 타구를 만들었다"고 했다. 하이 패스트볼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점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부터 의식적으로 발사각을 높이려는 스윙을 가미하는 것 같더라. 낮은 코스 대처는 잘해도, 높은 공은 컨디션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일시적인 난조로 본다. 특히 7일 NC 선발 투수 페디의 공은 어떤 타자라도 쉽게 공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타격 폼 수정 여파보다는 몸 상태가 타구의 질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타격은 파워·콘택트·효율성 3가지 기준으로 봐야 한다. 파워를 만드는 건 몸을 비트는 동작이다. 체중 이동을 하고 지탱하고 있던 발을 돌리는 과정에서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허리 회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빗맞은 타구는 (공이 배트에) 깎여서 맞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부상 여파로 타격 타이밍이 흔들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정후의 잘 맞은 타구가 수비 시프트에 걸려 아웃된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이정후는 WBC에서 시속 150㎞ 강속구를 잘 공략했다. 부상 복귀 뒤 타석 수가 쌓일수록 정타 생산도 늘어났다. 이정후는 주중 3연전에서 두산 베어스 투수들을 상대한다. 라울 알칸타라·김동주 등 강속구를 구사하는 선발 투수들을 연달아 만난다.
1차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동점 주자를 두고 나선 9회 초 타석에서도 범타로 물러났다. 금주 그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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