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은 김연경의 행선지는?
'배구 여제' 김연경(35)은 어디로 갈까. '우승을 할 수 있는 팀', '편하게 뛸 수 있는 팀'이란 조건에 따르면 행선지가 좁혀졌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지난 9일 자유계약선수(FA) 명단을 발표했다.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한 김연경은 해외에서 오래 뛰는 바람에, FA 연한(6시즌)을 처음으로 채웠다.
김연경은 시즌 도중에만 해도 은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고, 우승까지 놓치면서 연장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고민중"이라고 말했던 김연경은 10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뒤 "선수 생활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연경을 원하는 팀은 국내 뿐만이 아니다. 배구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여전히 김연경에 대한 제의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V리그 잔류로 마음을 굳혔다. 첫 번째 조건은 '강한 전력을 갖춘 팀'이다. 김연경은 "내년에 우승하고 싶어서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잘 선택해 보겠다"고 했다. "모든 구단에서 (영입 제의가) 올 줄 알았는데, 많이 오진 않았다"고도 했다.
통상 FA는 재취득기간이 3시즌이기 때문에 3년 계약을 맺는다. A급 선수들은 3년 연봉을 보장받는 계약을 맺는다. 산술적으로 김연경은 최대 3년 24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김연경은 1년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한 시즌 뒤 은퇴할 수도 있어서다. 보상금(9억원+보상선수 1명 또는 13억5000만원)까지 감안하면 영입구단으로서도 부담스럽다. 당장 우승을 노리는 '윈나우' 팀만이 김연경의 행선지라는 의미다.
챔프전에 오른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에서 뛸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도로공사는 원소속선수 5명(박정아, 배유나, 정대영, 문정원, 전새얀) 재계약에 집중하고 있다.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도 영입을 배제한 건 아니었으나 포기 쪽으로 돌아섰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재계약 의사를 표현했지만, 김연경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김연경의 행선지로 가장 유력한 팀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코로나로 중단된 2021~22시즌 1위를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진 압도적인 1위였다. 가장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한 팀이다. 김연경이 합류한다면 완벽하게 퍼즐이 맞춰진다. 김연경의 자택과도 가깝고, 절친 양효진도 있다.
유일한 걸림돌은 샐러리 캡(연봉합산제한)이다. 김연경은 "우승 전력을 갖췄다면 조건을 낮춰서라도 계약이 가능하다"면서도 "(연봉을 낮춰 계약하는 것에 대해)부정적인 시선이 있어 모르겠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에도 양효진이 7억원에서 5억원으로 연봉을 낮춰 계약함에 따라 '페이컷'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다만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뒤 황민경(3억원), 김연견(2억2000만원), 황연주(1억200만원), 정시영(6150만원)이 FA로 풀린다. 일부 선수와 계약을 포기하고, 보상선수로 1명을 내주면 김연경의 연봉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다. 규정상 보수 총액 최고인 7억7500만원(연봉 4억2500만원+옵션 3억원)은 어렵지만, 지난해 연봉 7억원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김연경의 협상은 이번 주 내에 마무리될 듯하다. FA 선수 이동이 많아 구단도, 선수도 빠른 협상을 원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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