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슈퍼앱' 꿈 실현하나…"트위터, X법인과 합병 소멸"

정현진 2023. 4. 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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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법인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신설법인 'X'에 합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머스크가 오랜 숙원으로 언급했던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트위터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디지털은행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앱이 나올 경우 머스크의 주요 사업들과 연계돼 새로운 사업형태가 구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현지시간) 트위터 법인이 머스크 CEO가 설립한 신설 회사 'X법인(X Corp.)'와 합병돼 공식적으로 소멸하게 됐다면서 머스크 CEO의 슈퍼 앱 개발이 본격화했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수주의 활동가 로라 루머가 트위터 법인과 전 CEO 잭 도시를 상대로 낸 소송과 관련해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지난 4일 자 서류상으로 트위터 법인이 X법인과 합병돼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X법인은 지난달 9일 네바다주에 설립된 회사이며, 트위터와 합병한다는 서류도 같은 달 15일 제출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4월 트위터 인수에 입찰하면서 'X홀딩스(X Holdings)'라는 이름의 지주회사를 델라웨어주에 설립했다.

기사 보도가 나온 이 날 머스크 CEO는 트위터 계정에 "X"라고 글을 올렸다. 자세한 설명 없이 문자 하나만 올린 것이지만 게시 15시간 만에 350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트위터의 이러한 합병 소식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슈퍼 앱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뒤 나온 것이다.

그는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던 지난해 10월 트위터 계정에 "트위터 인수는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고 썼다. 이전에도 메시징, 상품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이 필요하다면서 트위터가 중국의 위챗이나 틱톡처럼 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소셜미디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의 슈퍼 앱 구상은 그의 두 번째 창업 회사인 X닷컴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첫 창업 회사인 인터넷 기반 정보제공업체 '집2(Zip2)'를 매각한 뒤 그 자금으로 1999년 온라인 결제 서비스 X닷컴을 창업했다. 2년 뒤인 2001년 머스크 CEO는 이 업체의 사명을 '페이팔'로 바꾸고 그로부터 1년 뒤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가 이를 인수했다. 당시 1억6500만달러를 수중에 넣은 머스크 CEO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를 세웠다.

16년이 지난 2017년 머스크 CEO는 페이팔로부터 X닷컴 도메인(X.com)을 다시 구매했다. 페이팔에서 다른 사업은 건드리지 않고 오롯이 X닷컴 도메인만 사들였다. 현재 이 도메인을 입력하면 하얀 창에 알파벳 X만 뜬다. 머스크 CEO는 이 도메인을 산 직후 트위터로 "아직 현재로서는 그 어떠한 계획도 없지만 내게는 큰 '정서적인(sentimental)'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슈퍼 앱의 핵심으로 엑스닷컴의 핵심 사업이었던 결제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트위터의 미래 비전을 담은 '트위터 2.0'을 설명하며 그중 주요 과제로 금융을 꼽았다고 한다. 트위터에서 송금, 예금, 결제 등 금융 활동이 가능하게끔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트위터를 일종의 '디지털 은행'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 한 외신은 지난 1월 트위터가 지난해부터 미 전역에서 결제를 할 수 있게끔 미 재무부를 비롯한 금융 당국에 관련 라이선스 확보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고, 소프트웨어 설계도 시작했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이끄는 트위터는 미국에서 1년 이내에 결제 라이선스 확보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뒤 다른 국가로 이러한 절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만딥 싱은 "머스크는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비슷한 모회사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서 "알파벳이나 메타플랫폼 같은 대기업들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트위터에 어떻게 전자 상거래나 결제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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