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봄을 그리세요

기고자/김태은 일산차병원 암 통합 힐링센터 교수(차의과학대 미술치료대학원) 2023. 4. 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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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자연이 온통 녹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회색빛이었던 겨울이 지나고 낭만적이고 설렘이 가득한 연분홍 꽃들이 가득하더니, 이제는 비가 내려서 꽃이 떨어지고 새싹이 돋습니다.

그리고는 작은 도화지 한 면에 '인생의 겨울'을 그리고, 뒷면에는 봄을 맞이하는 장면을 그려보자고 했습니다.

겨울은 지나가는 과거일 뿐, 지금 나 자신은 봄을 맞이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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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예술을 만나면>
그림(겨울지나봄)
창밖의 자연이 온통 녹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회색빛이었던 겨울이 지나고 낭만적이고 설렘이 가득한 연분홍 꽃들이 가득하더니, 이제는 비가 내려서 꽃이 떨어지고 새싹이 돋습니다. 최근 만난 환자 한 분은 ‘바람이 불고 비바람에 꽃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아리다’라고 하셨습니다. 나무가 애써서 피워낸 꽃이 너무 금방 져버리는 것에 아쉽고 안타깝다고요. 저는 꽃이 떨어진 자리에 연두빛깔 새싹이 돋아나는 것에 집중해보자고 했습니다.

창문을 열어 계절을 확인했습니다. 바깥의 계절은 봄이 한창인데, 환자 분의 마음은 어떤 계절을 지내고 있는지 떠올려보시라 했습니다. 그리고는 작은 도화지 한 면에 ‘인생의 겨울’을 그리고, 뒷면에는 봄을 맞이하는 장면을 그려보자고 했습니다.

이런 제안을 하면, 많은 분들이 겨울로 ‘암 진단 받던 날’을 꼽으십니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닌 진단을 받던 과거의 그 날을 겨울로 여기는 거지요. 그 때에 비하면 지금 이 순간은 그래도 햇살이 조금이라도 더 비치고, 날이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고, 생명이 조금이라도 더 올라오는 때라는 것을 깨닫곤 하십니다. 겨울은 지나가는 과거일 뿐, 지금 나 자신은 봄을 맞이하고 있는 겁니다.

그림을 완성하고 나면 겨울의 장면을 멀리 두고 바라봅니다. 그 다음 종이를 뒤집어 봄이 됐음을 깨닫습니다. 환자들에게 “겨울이 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습니다. 그 분들은 “겨울이 지나면 봄이 저절로 오죠” “시간이 지나면 봄이 됩니다” 같은 답변을 하십니다.

맞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봄에게 부탁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마법을 부려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봄이 찾아옵니다. 암도 마찬가지입니다. 암을 진단 받고 겨울 같이 차갑던 날들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저만치 멀어집니다. 지금 겨울을 지나고 있는 분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믿음을 가지세요. 그 시간 동안, 봄을 어떻게 행복하게 맞이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꽁꽁 얼어붙었던 땅은 녹아서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웁니다. 당연하지만 기적 같은 이런 일들이 여러분의 인생에도 분명 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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