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 주사제로 관절염 통증 완화… "약 45% 감소 확인"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2023. 4. 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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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통증 치료
연골 마찰력·압력 낮추는 관절강 주사제
관절 부드럽게 해 염증 가라앉혀 통증 완화
"콘쥬란 등 PN 주사, 슬관절염에 효과적"
한국인 대상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 나와
이번 임상을 이끈 김완호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회장은 “최근엔 인공관절 수술까지 가는 시점을 늦춰주는 관절강 주사제들이 많이 나왔는데 통증과 염증을 줄여주기 때문에 환자들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명이 늘면서 골관절염은 점점 보편적인 질환이 되어 가고 있다. 골관절염 중 가장 흔한 질환은 슬관절염이다. 임상적 특징은 연골의 소실로 뼈와 뼈가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극심한 통증. 삶의 질이 떨어지는 건 물론 바깥 활동이 줄면서 근육까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하다 사망한다. 다 닳아버린 관절을 인공 물질로 교체해서라도 걸을 수 있게 만드는 까닭이다. 그런데 요즘엔 인공관절 수술 시점까지 늦추는 관절염 치료제가 많이 나와 있다. 최근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의 주사제(PN·제품명 콘쥬란)가 슬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을 40~50% 감소시킨다는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관절염 치료 목적? "수술 전까지 관절 기능 최대한 보존하는 것"

암의 병기가 암세포의 크기나 전이 여부로 결정된다면 관절염은 관절 사이의 간격이 중요하다. 관절 사이의 간격이 좁을수록 연골이 더 많이 손실됐다는 걸 뜻하고 이러면 통증은 심해진다. 관절 사이의 간격은 엑스레이로 감별하는 'KL grade(Kellgren-Lawrence grade)'로 평가한다. 총 4단계가 있으며 단계마다 치료법도 다르다.

KL grade 1~2단계에선 약물요법과 물리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약물로는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제제, 콕스II 억제제가 주로 사용된다. 단계가 조금 더 진행되면 조직 재생이나 연골 표면 보호 등을 목적으로 관절 조직과 유사한 성분의 주사치료를 실시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다. 손상된 연골을 되돌리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는 탓에 골관절염 치료 목적은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있다.

최근엔 인공관절 수술까지 가는 시간을 늘리는 주사제 성분이 많이 나와 있다. 김완호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회장(김완호정형외과의원 원장)은 "과거엔 먹는 약물로 관리가 가능한 단계와 수술이 필요한 단계 사이에 적용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았다"며 "그런데 요즘엔 관절강 주사제 옵션들이 생겨서 골관절염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어졌고 실제 인공관절 수술까지 가는 환자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관절강 주사, 연골 마찰력·압력 줄여 통증 경감시키는 원리"

관절강 주사제 성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히알루론산(HA)과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다. 히알루론산은 동물의 피부 등 결합조직에서 추출한 천연 합성물질이고 폴리뉴클레오타이드는 연어 정소에서 추출한 고분자물질이다. 김 회장은 "두 성분 모두 연골에 가해지는 마찰력과 압력을 줄여서 염증 반응과 통증을 경감시킨다"며 "연골을 재생시킨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연골은 물론 무릎 관절 내 조직 수복과도 관계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치료제를 골라야 하는지 헷갈리기 마련이다. 사실 그동안의 임상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대중적으로 활용되는 관절강 주사제 성분은 히알루론산이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약 9000명의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히알루론산의 통증 감소 효과가 임상적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최근에 허가된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은 히알루론산 대비 통증 감소에 유의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소규모의 임상 스터디 정도에 그쳤다.

◇546명 6개월간 추적했더니… 나이 등 상관없이 통증 감소

그런데 최근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이 슬관절염 환자의 통증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한국인 대상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교신저자인 김 회장은 "아직 중간 결과긴 하지만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주사치료를 받은 환자 546명을 6개월간 추적 관찰했더니 통증이 45% 정도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임상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연구팀은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환자 546명의 통증 정도를 '통증평가척도'(VAS)로 분석했다. 보통 VAS 40㎜ 이상은 중증도에서 중증 수준의 통증으로 인정되는데 약 83%(455명) 환자의 VAS가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주사 치료 전후 환자들의 평균 VAS를 추적 관찰한 결과 ▲투여 전에는 60.54㎜ ▲투여 직후 29.23㎜ ▲투여 후 3개월 28.51㎜ ▲투여 후 6개월 27.33㎜로 나타났다.

통증 경감 효과는 연령대, KL grade와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요인은 슬관절염 예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40~80대, KL grade 1~3단계 환자 모두 투여 전과 대비했을 때 통증 감소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상 사례는 총 3건 발생했는데 통증 등 중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어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의 경우 면역반응으로 관절강 내 일시적 부종이나 통증이 유발될 수 있지만 수 시간 내 사라진다.

◇시장도 꿈틀,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주사제 약진

위와 같은 효과 덕분인지 관절강 주사제 성분 시장 판도도 바뀌고 있다. 히알루론산 대비 폴리뉴클레오타이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상반기 콘쥬란이 주력 제품인 파마리서치의 의료기기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기도 했다.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주사제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유사품의 출시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완호 회장은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조만간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이 히알루론산을 대체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PN 주사, 6개월 내 5회 투여효과 6개월~1년 지속"
김완호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 인터뷰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성분 주사제는 어떻게 맞아야 하나?

“6개월 내 최대 5번을 맞는다. 한 번 맞으면 1주일 간 간격을 둬야 한다. 보통 첫 주사 6개월 후에 마지막 주사 맞고 다시 6개월 후에 검사하는 식이다. 그런데 6개월 후에도 대부분 환자들이 통증이 크지 않다고 말한다. 경험상 통증 경감 효과가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지속되는 것 같다.”

―환자들 만족도는 어떤가?

“국내 시판 후 병원에 소개된 지 4년 정도 됐다. 초기부터 사용했는데 이제 환자들의 니즈가 꽤 생긴 것 같다.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 주사를 콕 집어 요구하는 환자가 꽤 많다.”

―처음부터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으로 맞으면 안 되나?

“임상 참여자 대다수는 1차로 약물 치료를 받고 증상 호전이 없는 환자들이었다. 부작용 등이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폴리뉴클레오타이드 성분의 주사를 1차 치료 수단으로 사용해도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릎이 아프다고 처음부터 사용하기엔 가격이 좀 나간다.”

―통증이 없으면 관절염 우려는 하지 않아도 괜찮은가?

“골관절염의 임상적 특징은 통증이 맞다. 그런데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데도 KL grade가 3~4 단계인 환자들도 있다. 아무 문제가 없었냐고 물어보니 무릎이 붓는 등의 증상 정도만 나타났다고 한다. 관절염도 다른 질환처럼 예외가 있기 마련이고 일찍 발견해야 치료 가능성도 높다. 증상이 없더라도 연령대가 있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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