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김수환 깜짝 활약에… 젠지, e스포츠 챔프 수성 성공
프로게임단 젠지가 국내 e스포츠 챔피언 자리 수성에 성공했다.
젠지는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T1을 3대 1로 이겼다. 이로써 젠지는 지난해 서머 시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챔피언 타이틀 수성임에도 젠지의 우승은 예상 외 결과로 평가된다. 젠지는 지난 연말에 시즌 MVP ‘룰러’ 박재혁(24)을 떠나보내 전력이 약화됐단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젠지는 박재혁의 빈자리를 신인 ‘페이즈’ 김수환(17)과 프로 3년차 ‘딜라이트’ 유환중(20)으로 메운 채 올 시즌을 맞았다.
결승전 직전까지도 상대인 T1의 우승을 점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페이커’ 이상혁(26), ‘케리아’ 류민석(20) 등 뛰어난 실력의 프로게이머들이 다수 포진한 T1은 정규 리그(페넌트레이스) 동안 17승1패를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결승을 앞두고 전문가 13인 중 12인은 T1의 우승을 예측했다. e스포츠 팬 중 약 87%도 T1의 우승을 예상했다.
상대 전적도 T1을 향해 웃었다. 정규 리그 두 번의 맞대결과 지난 1일 플레이오프 승자조 경기에서 T1이 모두 이겼다. 당시 젠지의 어린 선수들은 부족한 경험 때문에 T1의 노림수에 번번이 당했다.
하지만 약 일주일 만에 성사된 리턴 매치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결승전에서 젠지가 침착하게 경기를 조립해나가자 철옹성 같던 T1의 조직력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가장 어린 김수환이 가장 큰 무대에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 가장 빛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파이널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김수환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형들이 있어서 이 같은 결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젠지가 박재혁의 공백을 신인급 선수로 채우고도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선수단의 신구조화 덕분이다. 수읽기가 뛰어난 베테랑 ‘피넛’ 한왕호(25)가 어린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준 덕에 젠지의 전력이 극대화됐다고 젠지 손창식(33) 스카우트는 설명했다.
오랫동안 ‘무관의 제왕’으로 불려왔던 ‘쵸비’ 정지훈(22)은 지난해 젠지에서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 자리에 오른 뒤부터 ‘우승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그는 “든든한 팀원들이 있으니 내 플레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팀원들 덕분에 무관의 제왕이란 꼬리표를 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승자와 패자 간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했다. T1은 4개 대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이들은 지난해 같은 대회 스프링 시즌을 우승하며 국내 최강팀의 반열에 올랐지만, 이후 2회의 국제 대회와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미끄러지면서 ‘명품 조연’ 신세가 됐다.
‘구마유시’ 이민형(21)은 “팀과 나에 대한 확신이 있고, 주변에서도 T1의 승리를 점쳤음에도 패배해서 그저 혼란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민형은 T1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치며 고군분투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결승 진출전(플레이오프 4라운드)과 결승전은 이틀 연속으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약 9000석 규모의 경기장은 e스포츠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대회 주최 측에 따르면 결승전 티켓은 온라인 판매 시작 후 20분 만에 매진됐다.
결승 무대를 장식했던 두 팀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국제 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나설 채비를 한다. 오는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전 세계의 e스포츠 대표들이 모여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자리다. 한국은 2017년 이후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젠지 고동빈(30) 감독은 국내에 이어 국제 대회 우승 트로피도 수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즌 초만 해도 결승전이 멀게 느껴졌다. 우승을 위해 노력해준 선수들, 새벽까지 함께 고생해준 코치진에게 감사하다”면서 “젠지의 첫 MSI 우승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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