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발굴 유적’이 복병되나

박세환 2023. 4. 1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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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하는 경기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이 발굴 유적에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업과 별개로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역에서 조선시대 거주지와 토광묘 등으로 추정되는 유구 168기가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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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남사읍 일대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하는 경기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이 발굴 유적에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단이 들어서는 지역 인근에서 170개에 달하는 조선시대 건물지 추정 유구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보존 가치가 큰 유적이나 유구, 문화재가 추가로 발굴될 경우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업과 별개로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역에서 조선시대 거주지와 토광묘 등으로 추정되는 유구 168기가 발굴됐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매장문화재법)’에 따라 3만㎡ 이상의 건설 공사 시행자는 공사 시작 전 문화재청에 매장문화재 지표조사(땅 위에 나타나 있는 유적·유물 현황을 자세히 살피고 기록하는 행위)를 신청해야 한다. 공사 예정 지역에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있는지 사전에 살펴보는 작업이다. 지표조사 결과 땅 속에 문화재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발굴이 추가로 진행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법에 따라 발굴 조사가 끝난 지역부터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 시행자인 용인일반산업단지 주식회사는 2021년 1월 문화재청에 발굴허가를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414만㎡에 달하는 사업 구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전체 발굴 대상 면적(93만㎡) 가운데 50% 가량인 40여만㎡에 대한 발굴이 완료됐다.

168개 유구 가운데 공사를 중단하고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할 정도로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는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은 40만㎡를 대상으로 발굴이 이어지고 더 많은 문화재나 유적, 유물이 발견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산단과 같은 용인시 처인구에 들어선다. 남사읍과 이동읍에 걸쳐 710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유구가 발견된 원삼면과는 차로 20~30분 가량 떨어져있지만 이 지역에서도 유적이나 유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기 전이고, 시행사 측이 문화재청에 지표조사도 요청하지 않아 발굴 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산단 조성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오고, 조사 요청이 들어오면 본격적인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클러스터 부지에서 보존 가치가 높은 유물이나 유적, 유구가 나온다면 조성 시점이 늦춰지거나 최악의 경우 산단 조성 계획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이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규정에 따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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