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식당 없는데 음식물쓰레기 처리?…'퓨리에버코인' 발행업체 사업 곳곳서 '허위'

공병선 2023. 4.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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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납치·살해 사건과 연루된 가상화폐 '퓨리에버' 발행업체 유니네트워크의 가상화폐 사업을 확인한 결과, 허위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유니네트워크는 가상화폐 공시 사이트 쟁글을 통해 '환경부의 음식물폐기물 자동관리시스템 구축 연구용역 사업'에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그 후 유니네트워크가 연구용역 사업에 선정됐다는 기사가 나가서 그 기사를 내려달라고 항의했다"며 "공시까지 올린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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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실내체육관 음식물쓰레기 수거한다는 '퓨리웨이스트'
용인시 "사실무근…체육관에 식당 없다"
'환경부 연구용역 사업 선정' 공시했지만…실제로는 선정 안돼
유모씨 녹취록서 "재단에서 퓨리에버 조만간 OO 거래소 상장"

강남 납치·살해 사건과 연루된 가상화폐 ‘퓨리에버’ 발행업체 유니네트워크가 추진하는 사업이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지방자치단체와 계약하지 않은 채 해당 지역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담당한다고 발표하거나, 환경부 연구용역 사업에 선정되지 않았는데 선정된 것처럼 공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유니네트워크의 '퓨리웨이스트'는 용인시 실내체육관 음식물쓰레기를 측정하고 수거 중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 실내체육관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이 없다. 용인시는 유니네트워크와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출처=퓨리웨이스트

◆"용인시 쓰레기 처리 사업", 용인시는 부인…유니네트워크는 지난 2월23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을 통해 '2023 프로젝트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로드맵에서 "올해 1분기 중 '퓨리웨이스트'를 추가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퓨리웨이스트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통 무게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 수거하는 유니네트워크의 시스템이다. 퓨리웨이스트에 들어가면 용인시실내체육관의 음식물 쓰레기통 무게가 안내돼 있다.

하지만 용인시와 용인도시공사는 유니네트워크와 관련 사업을 진행한 바 없다고 밝혔다. 용인시 관계자는 "용인시실내체육관에는 식당이 없어서 음식물 쓰레기가 생길 수가 없다. 당연히 음식물 쓰레기통도 없다"며 "현재 공사 중이라 사람도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인도시공사 관계자는 "체육관에 종량제 봉투를 파는 상점은 입점했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두고 처리하는 곳은 없다"며 "유니네트워크도 입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연구용역 사업 선정 공시했지만…"선정된 적 없다"

가상화폐 공시 사이트 쟁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유니네트워크는 환경부의 연구용역 사업에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유니네트워크는 관련 사업에 선정되지 않았다. /출처=쟁글

◆환경부 용역 허위 공시 의혹…지난해 5월 유니네트워크는 가상화폐 공시 사이트인 '쟁글'에 "환경부의 음식물폐기물 자동관리시스템 구축 연구용역 사업에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관련 사업을 진행한 환경부, 한국폐기물협회, 한국음식물류폐기물수거운반업협회는 유니네트워크와 사업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본지에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민간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한국폐기물협회 담당이다"며 "우리는 유니네트워크 등 민간업체 선정에 간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폐기물협회와 한국음식물류폐기물수거운반업협회는 유니네트워크가 공시한 내용과 관련해 항의까지 한 적 있다. 한국폐기물협회 관계자는 "애초에 유니네트워크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며 "지난해 환경부의 용역 착수 보고 관련 회의에 유니네트워크 측이 한 번 참석한 적 있을 뿐, 유니네트워크를 선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 후 유니네트워크가 연구용역 사업에 선정됐다는 기사가 나가서 그 기사를 내려달라고 항의했다"며 "공시까지 올린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음식물류폐기물수거운반업협회 측 역시 "당시 유니네트워크가 협회 측과의 아무런 협의 없이 자신들의 사업을 일방적으로 소개해 항의했다"고 말했다.

강도살인교사 혐의 유모씨 녹취록서 "재단에서 퓨리에버 OO 거래소에 상장한다더라"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 씨가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니네트워크의 허위 홍보는 이번 강남 납치·살해 사건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유모씨의 녹취록에서도 확인된다. 2021년 4월 퓨리에버의 시세가 급락한 후 유씨는 퓨리에버를 매도하려는 투자자 A씨를 말리면서 재단 측 입장을 전달했다. 유씨는 "유니네트워크의 이모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재단 말을 그대로 전달하면 국내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OO에 조만간 상장한다고 하더라"며 "재단이 여태까지 한다고 해놓고 안 지키는 것을 보면서 나도 실망 많이 했다. 하지만 대형 거래소 상장될 때 물량 한꺼번에 팔아도 무리는 없다더라"고 밝혔다.

본지는 이모 유니네트워크 대표에게 11일 오후 카카오톡으로 관련 내용에 대한 회사측 입장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표는 "회신하겠다"라고만 답한 뒤 12일 오전 9시까지 회사 입장을 알려오지 않았다. 퓨리에버코인을 유통하는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 관계자는 "현재 퓨리에버를 유의 종목으로 선정하고 백서에 기재된 내용 가운데 허위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유니네트워크재단의 입장도 확인한 뒤 의사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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