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그룹, 반도체 DDI 티엘아이 품에 안을까

이민지 2023. 4. 1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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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그룹이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 설계 업체(팹리스) 티엘아이 인수에 나선다.

티엘아이는 고성능 디스플레이 관련 반도체 제조 기업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을 위한 핵심 소자인 티콘(Timing Controller)과 DDI(Display Driver IC)를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원익그룹이 티엘아이에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DDI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연관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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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디투아이 이어 티엘아이 인수로 DDI사업 확장 의지
티엘아이 최대주주 “진행 중인 사항 없지만 긍정적 검토”

원익그룹이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 설계 업체(팹리스) 티엘아이 인수에 나선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익그룹이 티엘아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엘아이 측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라며 말을 아꼈지만 “원익그룹이 회사 인수와 관련해 접촉한 것은 사실이며 가격 제시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티엘아이는 고성능 디스플레이 관련 반도체 제조 기업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을 위한 핵심 소자인 티콘(Timing Controller)과 DDI(Display Driver IC)를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디스플레이 화면에 출력할 영상신호를 받아 패널에 필요한 전압과 전류 신호로 변환해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패널에 영상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반도체 소재다. 기술 수준이 높아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원익그룹이 티엘아이에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DDI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연관이 깊다. 원익그룹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제조 장비와 소재 관련 사업에만 집중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말 디스플레이 구동칩 팹리스 회사인 디자인투이노베이션(현 원익디투아이)을 인수하며 DDI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원익이 DDI 사업에 발을 들인 것과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저변이 넓어지는 가운데 DDI 수급 불안으로 패널 생산에 차질이 생기자 삼성 측이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원익 측에 소재 공급을 요청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삼성은 모바일·워치·노트북·TV 패널에 사용되는 DDI 확보를 위해 원익디투아이·LX세미콘·DB하이텍 등과 손을 잡았다. 원익디투아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모바일 태블릿 패널에 탑재되는 소형 DDI에 특화된 업체다.

이런 상황에서 노트북·TV 패널에 사용되는 중대형 DDI를 생산하는 티엘아이를 원익그룹이 품으면 소형과 중대형 DDI 관련 사업 모두 확보하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익디투아이와 티엘아이가 합쳐질 경우 LX세미콘과 같이 모든 IT 기기에 들어갈 수 있는 DDI를 생산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어 원익그룹이 티엘아이에 관심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티엘아이 측 관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현재 티엘아이 최대주주는 소액주주 연합인 ‘턴어라운드를 위한 주주연대 조합(16.54%)이며 창업주인 김달수 전 대표 측은 15.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임시주총에서 김달수 전 대표를 밀어내고 경영권을 확보한 소액주주연합은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티엘아이는 김달수 전 대표 등 주요 임원의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지난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매매 정지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66억원가량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상태가 길어지고 있을 뿐더러 김달수 전 대표와 경영권 분쟁이 종결되지 않아 회사 안정화를 끌어내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주주연합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없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회사의 미래를 고려한다면 주주연대 조합은 찬성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 측도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경영권 분쟁 당시 이용한 회장의 개인 회사인 호라이즌캐피탈로부터 소유주식 100만주를 담보로 50억원을 받는 담보제공 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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