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입고 바르는 것까지" 비건 열풍 분주한 뷰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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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김선영 씨(30)는 지난해부터 비건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사람들과 만날 때를 제외하곤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모두 비건 제품을 구입해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소비 방식을 통해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비건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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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의류 넘어 화장품 사용 인구도 급증
"비건 라인 출시 더욱 활발할 것"
서울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김선영 씨(30)는 지난해부터 비건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사람들과 만날 때를 제외하곤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모두 비건 제품을 구입해 사용한다. 최근엔 제조 과정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비건 라인으로 기초 화장품을 바꿨다. 김 씨는 "처음 비건 생활을 시작할 땐 일상 곳곳에서 겪는 불편함이 클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근엔 비건을 위한 음식점부터 의류, 화장품 매장까지 있어 선택의 폭이 좁지 않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한 비건 열풍이 이어지면서 먹거리를 넘어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까지 비건 제품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소비 방식을 통해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비건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이어트나 건강뿐 아니라 환경, 기후, 동물 보호, 공장식 축산 문제 등 윤리적인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를 통해 이에 동참하려는 요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12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채식 인구는 약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2008년 15만명이었던 채식 인구가 14년 만에 약 13배 증가한 것이다. 이는 국내 인구의 약 3~4% 수준으로, 채식주의자를 넘어 채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들어 비건 소비가 활발한 곳은 화장품 업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가 2025엔 약 2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가 17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만에 약 35% 확대되는 것이다. 국내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한국비건인증원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1600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57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오는 2025년엔 1조원까지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월 헤어제품이 포함된 비건 브랜드 롱테이크를 선보였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5월 주원료뿐 아니라 부원료까지 식물성을 사용한 비건 메이크업 브랜드 프레시안을 내놨다. 프레시안의 지난해 분기별 평균 성장률은 약 68%에 이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최근 친환경 ‘자주 웰니스’ 라인을 론칭하고 비건 전용 스킨케어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 라인은 지난해 목표 대비 매출액 200%를 초과 달성하며 젊은 층의 사랑을 받았다.
또 다른 비건 지향 화장품 브랜드인 아워글래스 역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하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아워글래스 측은 전체 구매 고객의 85%가 20~40대인 점을 고려해 주 소비자층인 MZ세대의 선호도가 증가한 것을 매출 증대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LF의 비건 브랜드인 아떼의 ‘비건 릴리프 선 에센스’도 매출 목표치 2배 이상 달성에 힘입어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해가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건 화장품은 동물 복지, 환경 문제 등 개인의 신념을 드러내는 용도뿐 아니라 피부 건강을 챙기려는 이들의 니즈를 충족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먹거리에서 채식주의를 실천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데 반해 화장품 분야에서 채식주의를 실천하기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비건 화장품의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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