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감산에 낸드 가격 하락 멈출까…업계 적층 경쟁은 '계속'
"시장에 주는 시그널 효과 주목해야"
200단 적층 경쟁, 300단대로 간다
삼성전자가 다른 경쟁사처럼 낸드플래시 생산을 줄이면서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관련 업체들은 커지는 시장에서 먹거리를 늘리기 위해 낸드 기술력 척도인 적층(단수 쌓기)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11일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 감산으로 낸드 가격 하락이 멈출 수 있다고 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7일 잠정 실적 발표날 설명 자료를 내고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모리 제품군인 D램과 낸드 생산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낸드 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가 나쁘다 보니 수요가 줄었고, 공급이 넘치면서 재고가 과도하게 쌓인 탓입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 통계를 보면, 지난달 메모리카드와 USB에 쓰이는 낸드(128Gb 16Gx8)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계약 거래 금액)은 전월보다 5.12% 떨어진 3.93달러였습니다.
낸드 시장에선 이미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이 모두 감산 중입니다. 여기에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까지 생산량을 줄이면 감산 효과가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낸드 업계 추가 감산이 있다면 4분기엔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물론 낸드 가격이 오르려면 공급이 감소하는 동시에 수요가 늘어야 합니다. 업계는 삼성전자 감산에 따른 시장 시그널 효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감산 선언만으로 고객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관계자는 "버티고 있던 삼성전자도 감산하면서 내년까지 공급이 크게 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고객들 재고 전략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필요에 따라 제품을 주문하는 곳이 생길 것"이라고 했습니다.
증권 업계서도 유사한 전망이 나왔습니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하반기까지 감산 폭이 유지된다면 전방 수요처가 하반기부터 실수요 이상의 재고를 선제적으로 축적할 수 있다"며 "연말 또는 내년 1분기에 D램 가격 반등을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현금 원가에 도달한 낸드는 가격 반등이 더 빠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낸드 가격 회복으로 시장이 활력을 찾게 되면 장기 전망은 밝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향후 D램보다 낸드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연평균 6.6% 성장률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2027년엔 816억1900만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습니다.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할 전망입니다. 세 개 업체가 다투는 D램 시장과 달리 낸드 시장은 다섯 개 업체가 경쟁 중입니다. 옴디아 통계를 보면, 작년 4분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3.9%) ▲키옥시아(18.9%) ▲SK하이닉스(16.8%) ▲웨스턴디지털(15.4%) ▲마이크론(11.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업체는 낸드 시장에서 적층 경쟁 중입니다. 낸드는 데이터를 셀에 저장하는데, 셀 층(단)을 겹겹이 쌓아 용량을 늘립니다. 단수를 높이는 적층이 기술 경쟁력을 나타내는 주요 척도로 자리 잡은 이유입니다.
낸드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200단대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작년 232단 낸드 양산을 시작하고 해당 낸드를 적용한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내놨습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236단 1테라비트(Tb) 8세대 V낸드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키옥시아는 웨스턴디지털과 지난주 218단 3차원(3D) 낸드 기술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제품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238단 4차원(4D) 낸드 양산에 나섭니다.
300단이 넘는 최고층 낸드도 곧 만나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글로벌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300단 1Tb 낸드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내년에 관련 제품을 양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성 연락처만 100여개…세금만 70억 내는 남편, 성매매 중독자"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암 치료에 쓰라고 2억 모아줬더니 새 집 산 20대…분노한 中 누리꾼 - 아시아경제
- "가격 올라도 괜찮아요" 손님이 휴지에 쓴 편지…업주 '울컥' - 아시아경제
- "주연은 200억도 받는데" 3000원 안되는 시급 10% 삭감에 발끈한 中 단역배우들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