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들여 ‘기생충’ 반지하 없앤다는데…"혈세낭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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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8000억원을 들여 영화 '기생충'에서 묘사됐던 반지하주택 3450가구를 사들인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반지하주택, 침수주택 등을 매입하고, 주거상향을 제공함으로써, 서울시민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공사는 앞으로도 재해취약가구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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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안심주택' 일환…궁극적으로 반지하 없애기
국토부·서울시 예산 투입에 부정적 의견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8000억원을 들여 영화 '기생충'에서 묘사됐던 반지하주택 3450가구를 사들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안심주택’ 정책의 일환으로, 장마철 침수 등에 노출된 반지하주택을 없애 서민 주거환경 개선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에서다. 하지만 한편에선 집주인을 세금으로 배불리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SH공사는 11일 올해 반지하주택 총 3450가구를 매입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번 매입 사업은 오 시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안심주택 정책의 일환으로, 시는 침수·화재 등 여러 위험에 노출된 반지하·고시원 등을 매입 혹은 정비해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반지하주택을 점진적으로 없애 나가겠다는 서울시 방침에 따른 것으로 재해취약가구의 주거 환경 개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지하주택은 한국 전쟁과 급격한 산업화의 산물이다. 1970년대 정부는 전쟁을 염두해 주택마다 방공호로 활용할 지하실을 만들도록 했다. 애초에 지하실 거주는 불법이었지만, 산업화로 주택난이 극심해지자 사람들은 지하에 세 들어 살기 시작했다. 이후 건축법이 지하 거주를 허용하고, 지하층 높이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면서, 반지하주택이 서민 주거문화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았다.
결국 반지하주택은 넉넉하지 못한 이들의 생활터전이 됐는데, 폭우로 인한 침수 등으로 매년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8월에도 집중호우로 반지하주택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서울시가 반지하주택 없애기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SH공사는 이번 사업에서 ▲ 침수피해이력이 있는 반지하주택 ▲ 서울시에서 2022년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한 7개 자치구(구로구, 금천구, 동작구, 관악구, 영등포구, 서초구, 강남구 개포1동) 내에 존재하는 반지하주택 ▲ 지층이 지반에 2/3 이상 묻힌 주택 등을 우선 매입하기로 했다.
SH공사는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건물을 통째로 사들일 계획이다. 기존에 반지하주택에 살던 가구는 SH공사의 매입임대주택으로 이전시키고, 지상층 가구의 임대 계약이 끝나면 향후 재건축을 통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반지하주택, 침수주택 등을 매입하고, 주거상향을 제공함으로써, 서울시민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공사는 앞으로도 재해취약가구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H공사가 직접 매입해 반지하주택을 없애는 데 대해 세금 낭비라는 반발도 나온다. 한 시민은 "반지하주택에 살지도 않는 집주인들까지 혈세로 배불리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매입에는 국토교통부 예산 4947억원과 서울시 예산 3114억원 등 8061억원이 투입된다. 국토부 예산이 초과하는 매입 금액에 대해서 서울시와 SH공사가 반반 부담하는 방식이다.
또 이주비 지원, 재건축 비용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건물 매입 이후 남아 있는 지상 세입자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확보된 토지에 신축된 임대주택에서도 향후 임대료를 받는 만큼 손해보는 사업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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