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CPI 대기하며 혼조 마감…나스닥 0.43%↓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1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여파를 미칠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인플레이션 지표와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한 실적 등 이번 주 예정된 발표들을 대기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98.27포인트(0.29%) 오른 3만3684.7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7포인트(0.0%) 낮은 4108.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2.48포인트(0.43%) 떨어진 1만2031.88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기술, 통신 관련주를 제외한 9개 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2.27%), 애플(-0.77%), 아마존(-2.20%), 구글 알파벳(-1.02%) 등 대표 기술주들은 하락세를 보였다. 카맥스는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에 힘입어 전장 대비 9.64% 상승 마감했다. 모더나는 독감 백신 연기 발표로 3%이상 밀렸다. 틸레이는 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8%이상 하락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다음날부터 공개되는 3월 CPI,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을 대기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3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1% 올라 전월 6%에서 5%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여전히 끈적끈적한 근원 물가를 주시하고 있다.
3월 FOMC 의사록은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직후 첫 FOMC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당시 은행권 위기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강행한 배경과 Fed의 경제 평가 등을 주목할만하다. 이번 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의 발표도 예정돼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윌리엄 노스데이는 "이번주 나올 지표들은 5월 FOMC 전 마지막 데이터 중 하나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시장은 다음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쪽에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츠의 케이스 부차난 수석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긴축 정점이 이미 지났다고 말하고 있고 이제는 지표가 이러한 전망을 확인시켜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오후 Fed가 5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71%이상 반영하고 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일주일 전 55%대에서 28%대까지 내려갔다.
Fed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며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한 가지는 신용 상태지만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신호를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5월에 있을 회의를 앞두고 신용에 대한 질문을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공개한 세계 경제 전망(WEO)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SVB 사태 등으로 고강도 통화긴축 등에 따른 금융 리스크 등이 커진 만큼 세계 경제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짙어졌다는 평가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여파에서 세계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재개된 중국 경제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은행권 위기를 둘러싼 불안정은 상황이 여전히 취약함을 상기시킨다. 다시 한번 하방 위험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 경제 전망을 둘러싼 안개도 짙어졌다"고 밝혔다. 자칫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1%까지 둔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에너지, 식품가격이 안정되고 공급망 차질이 지속해서 개선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작년 가을에 전망했던 것보다는 나은 상황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전히 글로벌 하방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늦추고 있지 않다면서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좋다는 낙관론을 펼쳤다. 또한 SVB 파산 여파와 관련해서도 "미국 은행시스템은 건전하며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리스크가 남아있지만,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며 신용경색이 미 경제활동을 냉각시키고 있다는 사례를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주 후반에는 JP모건체이스, 씨티,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SVB 사태 이후 첫 분기 실적 발표인 만큼 중소형 은행 파산이 은행권 전체에 어떤 여파를 미쳤을지, 향후 대출 규제 및 신용경색 등과 관련해 어떠한 경영진 메시지가 나올지 등이 관건이다. 부차난 수석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어닝시즌은 지난달 우리가 겪은 (SVB발) 사태, 이미 강화된 대출기준 등을 고려할 때 대형금융기관들이 현 위협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 흥미로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지표들을 대기하며 전장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42%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0%선을 나타냈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가량 내린 102.1선에서 움직였다.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2020년6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 돌파를 돌파한 상태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79달러(2.24%) 오른 배럴당 81.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1월 23일 이후 최고치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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