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크론 조사, 한국 기업 반사이익? 리스크 될 수도

김준엽 2023. 4. 12.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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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조사에 돌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수석반도체애널리스트 마크 리는 "메모리반도체는 표준화돼 공급업체를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중국 내 주문량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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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에 도움” 분석 많지만
중국 시스템반도체 미국에 전적 의존
미국, 한국 기업 지렛대로 활용 가능성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조사에 돌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강경 국면으로 장기화하면 결국 한국 기업들이 떠안아야 할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달부터 국가안보를 이유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에 맞서 중국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마이크론은 전 세계 D램 업체 중 3위다. 레노버, 샤오미 등에 납품한다. 마이크론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11%가량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있는 D램 칩 설계 부서를 폐쇄했고, 2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새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CAC 조사 결과에 따라 마이크론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로펌 DLA 파이퍼의 사이버보안팀장 캐럴린 빅은 “사이버 보안규정을 위반하면 벌금을 부과하는 유럽과 달리 중국에선 사업운영권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 소화하고 있는 마이크론 물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넘어갈 수 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수석반도체애널리스트 마크 리는 “메모리반도체는 표준화돼 공급업체를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중국 내 주문량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도 “마이크론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를 두고 의견은 엇갈리지만 이번 조사가 중국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이 반도체 제재를 확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대체 가능하지만 시스템반도체에선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에서 만든 인공지능(AI) 칩셋과 인텔, 퀄컴 등에서 만든 중앙처리장치(CPU)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를 고려할 때 추가 보복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FT가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마이크론 수출규제가 가시화되면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미국이 마이크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 수위를 재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대해 첨단공정의 경우 5% 미만의 생산량 확대를 승인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마이크론이 없어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부터 메모리를 공급받으면 된다는 계산을 한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기업이 중국과 거리를 두도록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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