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승아, 하늘로 가던 날…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들어주세요”

전희진 2023. 4. 12.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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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인도를 걷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배승아(9)양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엄수됐다.

대전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배양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배양의 어머니는 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인형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연신 눈물을 흘렸다.

대전 서구 대전추모공원에 유골함을 봉안한 배양의 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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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에 사망… 눈물의 발인식
가해자, 소주 반병 아닌 1병 마셔
지난 8일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다음 날 숨진 배승아양 유족이 11일 대전추모공원에서 배양의 유골함을 봉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인도를 걷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배승아(9)양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엄수됐다. 대전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배양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정사진을 든 배양의 오빠가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울음과 탄식이 터져나왔다. 배양의 어머니는 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인형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연신 눈물을 흘렸다. 다른 손으로는 딸의 시신을 담은 관을 매만졌다. 함께 있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인 만큼 어머니는 관에서 쉽사리 손을 떼지 못했다. 운구를 위해 관을 들 땐 생전 딸의 모습을 기억하는 듯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들어주세요”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대전 서구 대전추모공원에 유골함을 봉안한 배양의 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양 오빠는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오늘이나 내일부터라도 세상이 변했으면 좋겠다”며 “관련 법이나 처벌이 강력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양을 숨지게 한 전직 공무원 A씨(66)는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소주 반병이 아닌 1병 정도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사고 당일 지인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소주를 1병 정도 마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당일 오후 낮 대전 중구의 한 노인복지관 구내식당에서 지인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 점심식사 자리에는 총 9명이 참석했는데 이들은 소주와 맥주를 포함해 13~14병의 술을 나눠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9명 가운데 일부는 A씨와 같은 전직 공무원 출신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모임에서 일찍 빠져나와 오후 2시쯤 운전대를 잡고 약 5.3㎞를 이동했다. 사고 지점에 이르러서는 맞은편 차선 인도까지 돌진해 배양 등 어린이 4명을 들이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육안으로 보기에도 피의자가 술을 마셨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태였다”며 “기억조차 없을 만큼 술에 취해 사고를 낸 것이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상 혐의도 추가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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