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일본 애니의 대습격
올 들어 일본 애니메이션 두 편이 극장가를 강타했다. 나아가 스크린 바깥에서도 열기를 이어갔다.
우선 연초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 1990년대 일본 만화 팬덤을 다시 지피며 만화, 농구용품, 한정판 기념품 판매를 이끌었다. 극장가 흥행이 극장 밖 화제와 서로 지렛대로 작용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관객층도 원작을 기억하는 3040세대를 넘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됐다.
후발 주자 ‘스즈메의 문단속’의 돌풍도 닮은꼴이다. 지난달 8일 개봉,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쓴 동명 소설도 국내 서점가를 흔들었다. 이달 첫주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1만 부만 팔려도 ‘대박’이라는 소설 시장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은 올 1월 이후 지금껏 18만여 부가 나갔다. 애니메이션 관람 전에 소설로 예습하고 간다는 독자 후기가 적지 않다. 극장에서 놓친 이야기를 소설에서 확인하며, 이후 재관람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두 작품 다 개봉에 맞춰 관련 서적, 굿즈(기념품) 출시도 동시에 기획됐다. 관객들도 모처럼 영화를 같이 보고 함께 즐길 오락거리를 만났다. 오랫동안 다져온 충성도 높은 팬덤이 이런 전략과 맞물려 흥행을 빚어냈다.
최근 한국영화의 성적표가 저조하다. 개봉작마다 극장에 와 달라고 호소한다. 공식처럼 굳어진 배우들의 예능 출연 및 홍보·마케팅 행사가 한계에 달한 느낌이다. 제작진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이제 뭔가 달라져야 한다. 대중의 흥미를 끌어당길 ‘재미’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코로나19로 쪼그라든 극장가, 새로운 전략이 절실한 때다. 물론 콘텐트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지만….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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