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스럽다" "청문회 하는 기분"…이재명, 외신기자들 '돌발 질문'에 진땀

고수정 2023. 4. 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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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사법 리스크' 질문에 당황한 듯한 모습 보여
"측근 5명 사망, 李는 위험 인물?" 질문엔 헛웃음도
"핵무장 주장은 안보 포퓰리즘"… 현안 입장도 밝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후 가진 첫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주변 인물의 연이은 사망과 같은 '돌발 질문'에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 관련 질문이 반복되자 "외신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고 진땀을 뺐다. 이 대표는 정해진 시간 이후에도 질문이 끊이지 않자 "청문회 하는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다른 보통의 사람들은 평생 한 번 당할까 말까 한 검찰·경찰의 압수수색을 언론공표만 봐도 339번을 당했다"라며 "결과는 아무런 물적 증거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집안의 문제는 가급적이면 집안에서 해결하면 좋은데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현재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법원을 믿고 법적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측근 중에서 5명이 사망했는데, 이재명을 위험 인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당황한 듯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는 해당 질문에 "내 주변의 분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그것도 본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나는 그들의 사망에 대해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상태다.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李, '집권시 강제징용 해법 무효화하나' 질문에
"쌍방 합의 아니라 무효화 어쩌고 할 사안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 외에도 한일 문제와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일본 측 기자가 '향후 집권시 강제동원 3자 변제 해법을 무효화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자 "쌍방 합의 사항이 아니어서 무효화 어쩌고 할 사안도 아니다"라며 "물잔의 절반을 채워서 제시했는데 그 물잔은 결국 엎어지고 말았다. 해법이 뭐냐고 물으면 즉답할 수 있을 정도의 답이 있었다면 지금까지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중요한 원칙들이 있다. 인간의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고 국가는 개인의 보편적 인권을 포기할 권한이 없다는 것"이라며 "침략과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을 명확하게 서로 인정하고 피해에 대해서 사과 반성하고, 그 기반 위에서 적절한 양해와 합의를 통해서 미래지향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이 우려하는 건 당연하고, 야당으로서 그 문제를 지적하는 것 역시 야당 본연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이 문제들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명백하게 입장을 밝히거나 또는 논의 요구를 분명하게 확인해주지 않는 등 불투명한 부분들이 있으니 야당으로서 당연히 문제들을 지적하고 국민께 호소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거대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일본이 이웃국가들에 대해 좀 더 많은 배려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그게 크게, 멀리보면 일본 국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美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엔 "사실이면 동맹 훼손"
"추가 한미일 군사동맹 필요한 상태 아냐"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 대표는 북핵 대응과 관련해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 주장 등은 현실성이 없다며 이는 '안보 포퓰리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굳건한 한미 동맹, 확고한 확장 억제 전략에 추가로 한미일, 한일 군사동맹까지 필요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한미일이 군사 협력을 넘어 군사동맹으로 가면 북중러도 군사동맹으로 가거나 진영 대결을 격화시켜 안보 딜레마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핵무장을 하는 건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결과에 이르기 때문에 미국 동의를 결코 받을 수 없고, 더 이상 북측에 비핵화를 요구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며 "실효성·필요성도 없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핵무장, 자체 핵개발 주장은 안보 포퓰리즘에 가깝다. 미국이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핵공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미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에 대해서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신뢰에 기반한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며 "객관적 상황을 보면 실제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이면 재발 방지, 미국 정부 사과, 우리 정부의 도청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정부의 지난 1년 간 외교 성과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 대다수의 판단은 '부족하다'인 것 같다"며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국익에 침해가 없도록 외교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예정된 회견 시간을 넘겨서도 질문이 이어지자 "청문회 하는 기분"이라면서도 "더하자"며 여유를 보였다. 이 대표는 회견을 마치면서 외신기자클럽 측이 선물한 장우산에 대해서는 "때리는 용도 아니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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