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상당수 위조" "한미동맹 굳건"…한미, 도·감청 논란 조기 진화 총력

양국 정부, 이달말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수습 총력
대통령실 "한미동맹 신뢰 속에 도·감청 문제 파악"
美 "한국에 대한 헌신, 철통"…국방장관 긴급통화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 국가안보실을 도·감청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달말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한미정상회담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하여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 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며 "앞으로 굳건한 '한미 정보 동맹'을 통해 양국의 신뢰와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도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방미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했다"며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서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도·감청이 있었다면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다른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한미동맹의 신뢰 관계가 굳건하다는 큰 틀에서 도·감청 문제의 사실관계를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통화를 요청했고, 이번 미국의 군사기밀 누출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양국 장관은 한미동맹의 결속력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는 데에도 공감했다.

미국 국무부도 한국 내 비판 여론 달래기에 힘을 보탰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철통같다"며 "한국은 역내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고, 우리는 한국과 여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또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졸속으로 이전한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주장을 거듭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은 군사시설로, 과거 청와대보다 훨씬 강화된 도·감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운용 중에 있다"며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안보실 등이 산재해 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현재는 통합 보안시스템과 전담 인력을 통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 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진위 여부를 가릴 생각도 없이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식의 허위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해 국민을 선동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