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원스토어 입점 방해한 구글에 과징금 421억

정진호 2023. 4. 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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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플레이스토어 메인 화면. ‘금주의 신규 추천게임’ 탭에 독점 출시 게임을 노출시켰다.

2016년 12월 넷마블이 출시한 ‘리니지2:레볼루션’은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한 모바일 게임이 짧은 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국내 앱마켓인 원스토어가 얻은 이익은 한 푼도 없다. 넷마블이 안드로이드 앱마켓 중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만 독점 출시해서다.

구글은 미국 본사 임원이 게임 출시 전부터 넷마블에 찾아와 플레이스토어 독점 출시 조건으로 리니지2의 해외시장 진출, 플레이스토어 첫 화면 상단 노출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 당초 원스토어와 동시 출시를 계획한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강조한 구글의 말을 들어줬다.

구글의 이 같은 행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421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다. 구글은 앱마켓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한다. 2016년 6월 통신 3사와 네이버가 손을 잡은 원스토어가 출범하면서 구글은 경쟁 회사를 배제하는 전략을 세웠다. 구글은 2016년 6월부터 공정위 조사가 시작한 2018년 4월까지 게임 독점 출시를 위한 배타조건부 거래를 이어갔다.

해외 게임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 대형게임사엔 해외 영향력이 절대적인 구글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에 따라 구글이 원스토어 배제 전략을 사용한 2016~2018년 국내 주요 게임사 11개의 대형게임 94%가 구글에만 독점 출시됐다. 공정위는 구글의 위법행위로 인한 관련 매출액을 1조8000억원으로 집계했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구글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날 “안드로이드는 개발자가 앱을 어떻게 배포할지에 대해 완전한 결정권을 제공한다. 공정위 결론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면 통보를 받은 후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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