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SK…플레이오프도 뒤집을 기세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는 요즘 ‘역전의 명수’라 불린다. 올 시즌 정규리그 36승(18패) 가운데 4쿼터 이후 역전승을 거둔 게 12경기나 된다. 3경기 중 한 경기는 역전승인 셈이다. 특히 지난달 10일부터는 9경기 중 5경기가 역전승이다.
이 기세는 6강 플레이오프(PO)에서도 이어졌다. 전주 KCC와의 2차전에서는 15점 차로 뒤지다 막판에 경기를 뒤집더니, 3차전에서 16점 차를 따라잡았다. 역전승 비율이 36%에 달하고, 최근 12연승을 기록 중이다.
극적인 역전승에 SK 팬들은 웃지만, 정작 감독은 애가 탄다. 전희철(50) SK 감독은 11일 “역전승을 거두면서 ‘몰래 카메라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다. 경기 때마다 다크서클이 밑으로 내려온다. 대단한 녀석들”이라며 껄껄 웃었다.
SK 핵심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상대 팀은 ‘원투 펀치’ 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틀어 막는데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SK가 3쿼터까지 밀릴 때가 많다. 전 감독은 “SK는 속공 1위(경기당 5.9개) 팀이다. 10점 정도의 점수 차는 SK만의 스피드 농구로 따라잡을 수 있다. 상대가 머뭇거릴 때 김선형이 결정적인 스틸로 에너지를 확 끌어올린다. KCC전 4쿼터에는 공격적으로 허일영이 속공에서 3점슛을 쏘게 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또 “빡빡한 일정 속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어떻게 힘을 써야 하는지 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야금야금 따라잡는 게 팀 문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SK는 라커룸 분위기도 훈훈하다. 가드 최원혁은 전 감독의 성대모사를 하며 미팅의 포문을 연다.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허)일영(38) 형에게 박수 한 번 쳐줘라. 나이 먹었는데 54경기 전 경기를 뛰었다”라고 말한다. 훈련 땐 하프라인에서 슛을 쏘는 ‘장포 내기’를 해서 성공한 선수에게 상금 5만원을 주기도 한다. 전 감독은 작전타임 때 아무 말도 안하는 무언의 압박으로 밀당도 한다.
SK는 14일부터 창원 LG(정규리그 2위)와 4강 PO를 치른다. LG는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가 부상을 당해 레지 페리를 대체로 영입했다.전 감독은 “공격적인 페리를 워니가 일대일로 막아줄 것으로 믿는다. (최)준용이은 발뒤꿈치 고약한 위치에 멍이 있지만 나아지고 있어 투입 시기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6강 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꺾고 올라온 고양 캐롯은 13일부터 안양 KGC(정규리그 1위)와 맞대결을 펼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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