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북 통신선 단절은 무책임”…10년 만에 통일장관 성명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1일 북한의 의도적인 소통 단절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닷새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 남북 연락 채널을 닫은 상태다. 통일부 장관 명의의 성명이 발표된 건 10년 만이다.
권 장관은 북한의 소통 거부 움직임과 관련해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라면서 “이는 결국 북한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또 북한이 개성공단 내 한국 측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재산권 침해”라며 “위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의 성명에는 ‘무책임’ ‘규탄’ ‘경고’ 등 북한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매번 북한을 향해 대화 제의를 해왔던 통일부의 기존 입장이나 다른 성명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날 공개된 500자가량의 성명에는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권 장관은 성명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는 한반도 전체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북한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명한 선택’을 바라는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전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전쟁억제력을 더욱 실용적으로, 공세적으로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관련 기사를 전하며 김정은이 회의장 앞에 펼쳐진 남측 지도에서 수도권 일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과 탁자 위의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 등을 공개했다. 김정은이 남측 주요 지역을 공격 대상으로 언급했다는 의미다. 북한은 관련 사진에서 상단에 적힌 문구 등을 모자이크로 처리해 구체적 작전 상황은 노출하지 않았다. 외교가에선 북한이 이를 공개한 배경을 놓고 오는 15일 111주년을 맞는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전후한 도발을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강력하고 우세한 핵무력, 예측 불가의 다양한 군사적 행동을 공세적으로 추구하면서 보다 실용적·효과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라며 “맞대응 횟수는 줄이지만 도발 임팩트를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비용 대비 효과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군사적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추론된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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