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수로 마약 감시한다…코로나 추적하던 美시스템의 변신
미국에서 펜타닐 등 마약이 사회 문제로 야기되는 가운데 한 소도시가 생활 폐수로 마약 사용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북부에 위치한 마린 카운티는 지난 2월부터 하수에서 표본을 수집해 펜타닐,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니코틴 등 불법 약물 검출 여부를 조사하는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린 카운티 행정중심지인 샌러펠의 하수 시설에서 1주에 두 번 50㎖의 표본을 수집한 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업체 '바이오봇 애널리틱스'로 보내 불법 약물 검출 여부를 검사하는 식이다.
샌러펠의 하수 시설에는 이 지역 주거·상업·산업시설의 부엌, 욕실, 화장실, 샤워실에서 쓰이고 버려진 물이 모인다. 하수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가 다량 검출될 경우 위생 당국은 마약 해독제인 '나르칸' 보급 속도를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이런 기술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개발된 것이다. 마린 카운티 등 미국의 도시들은 하수 표본을 검사해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 여부를 파악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사그라들면서 마린 카운티는 만들어진 기반 시설을 마약을 추적하는 데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마린 카운티 공중보건 담당관인 맷 윌리스 박사는 "약물 과다복용 문제로 공중보건이 위기에 놓였다"며 "코로나19 대유행 때 적용한 이런 감시 방법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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