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진에 속 타는 KT 주주들...실적 괜찮다지만 불확실성이 문제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4. 1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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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 축소·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회사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데 주가 전망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최근 KT 주가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이다. 말 그대로 불확실성이 너무 큰 탓에 분석조차 힘들다는 의미다. 오랫동안 통신 산업을 분석해온 애널리스트들조차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리서치센터 대부분이 목표주가를 하향하거나, 비중 축소를 외친다. 매도 의견을 내놓기 힘든 국내 증시 특성상 목표가 하향, 비중 축소는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리더십 공백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투자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KT의 최근 실적이 나쁘지 않음에도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는 두 가지다. 전략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올해 실적 전망도 좋지 않아서다.

우선 향후 전략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3년간 구현모 체제 아래 KT의 ‘디지코’ 전략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유무선 부문에서의 본원적인 통신 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디어와 AI를 비롯한 신규 사업에서도 준수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구현모 대표 연임 실패와 내부 후보의 연이은 낙마로 외부 인사 등용이 유력한 상황이 됐다. 그간 성공적으로 이행됐던 ‘디지코’ 전략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황성진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CEO의 윤곽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전략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며 “당분간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경영 활동이 진행될 것”이라 봤다. 그는 이어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향후 정책당국의 다양한 압력 발생 가능성 또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KT 임원 출신이 낙마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새롭게 올 CEO도 부담이 클 것”이라며 “기존 KT가 구축해놓은 역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3만8000원으로 낮췄다.

단순히 방향성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결국 실적과 배당이다. 올해 실적과 배당이 시장 기대치에 충족할 것인지가 중요한데 전망이 밝지 않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임을 추구하는 KT CEO의 실적 관리 목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취임 1년 차는 오롯이 본인 실적이 아니므로, 2년 차에 실적을 올려 3년 차 실적을 기반으로 연임에 도전하는 것이 KT CEO의 적절한 전략”이라고 짚었다. 그는 “올해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을 투자가가 인지하기 전까지는 KT 비중 축소를 지속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4호 (2023.04.12~2023.04.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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