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SK에코플랜트 등장 땐 ‘붐업~’ [IPO 따상 감별사]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4. 1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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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 달리 2023년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에는 훈풍이 불었다. 사실상 대어급은 없었지만 중소형 공모주들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시장을 주도했다. 다만 대어급 업체들이 연이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어급 부재 탓에 공모 건수와 비교하면 규모는 기대에 못 미쳤다. 2분기 역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울 만한 대어급 공모주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호시탐탐 상장 기회를 엿보고 있는 대형 업체들이 있다. 공모 건수에 비해 규모가 확대되지 않는 흐름에서 대어급 업체들이 IPO에 나서야 시장 회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분기 공모 건수·수익률 ‘우수’

대어 실종으로 규모는 ‘미달’

IPO 시장 회복세는 수치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해 1분기 주식 시장에 상장한 종목은 총 28개다. 지난 1999~2022년 1분기 평균 상장 종목 수 22개보다 많다. 그중 코넥스(22건), 재상장(2건), 리츠(1건), 스팩(7건) 등을 제외하면 16개 종목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수익률도 우수하다. 이들 16개 종목의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78.1%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역대 최고 수치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도 3월 31일 종가 기준 133.8%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IPO 시장 회복세는 기관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 경쟁률에서도 나타난다. 16개 공모주의 평균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은 1077 대 1로 네 자릿수를 기록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평균 881 대 1로 큰 차이가 없다. 특히 많은 기관이 수요 예측에 참여하면서 회사 측 희망 범위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가 확정되는 경우가 81.4%로 집계됐다.

다만 대어급 공모주가 없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공모 규모는 크지 않았다. 올해 1분기 IPO 공모 금액은 6928억원으로 집계됐다. 1999~2022년 1분기 평균 공모 금액인 1조1443억원보다 약 39% 낮다. 상장 시가총액 역시 평균을 밑돈다. 올해 1분기 상장 시가총액은 약 2조9605억원으로 과거 1분기 평균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역대 1분기 평균치는 약 5조7499억원이다.

대어급 없지만…40여곳 예심 청구

대기업 계열사 줄줄이 ‘워밍업’

2분기에도 공모 규모를 대폭 끌어올릴 만한 대어급 공모주는 찾아보기 어렵다. 3월 31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40개, 심사 승인 후 공모 절차를 준비 중인 기업은 9개다. 이미 수요 예측을 진행 중이거나 일정을 확정한 업체도 15개에 달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중소형 업체들이다.

다만 대어들이 언제 시장에 뛰어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당장 하반기 시장 환경이 더욱 개선된다면 줄줄이 IPO에 나설 여지도 충분하다. 아직 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타이밍을 보고 있는 대어급이 많다. 올해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컬리,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골프존카운티, 오아시스 외에도 LG CNS, SK에코플랜드, CJ올리브영,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등이 꾸준히 관심을 받는다.

특히 LG CNS와 SK에코플랜트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이미 일찌감치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채비에 나섰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가 5조~7조원에 달하는 만큼 공모 규모도 최소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그룹 계열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LG CNS는 상장을 위해 지난해 5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JP모건도 공동 주관을 맡았다. 회사는 현재 주관사와 적절한 상장 시기를 논의 중이다.

최근 발표한 LG CNS의 지난해 실적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에 나무랄 데 없다. LG CN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9697억원, 영업이익 38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9.94%, 17.29% 늘어난 수치다. 고객사의 IT 투자 지연에 따른 업황 둔화에도 클라우드와 스마트 물류 등 신규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 1분기 IPO 시장은 완연한 회복세에도 대어급 업체들이 없었던 탓에 공모 규모는 기대에 못 미쳤다. 사진은 지난해 1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매경DB)
SK그룹 건설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 역시 지난해 4월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등 에너지와 친환경 사업을 강조해 투자자들을 공략할 전망이다. 지난해 실적도 매출 7조5509억원, 영업이익 1569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1년 전보다 각각 21.39%, 6.45% 증가했다. 특히 환경·에너지 등 신사업 영업이익이 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11% 급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조 단위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CJ올리브영,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등도 적절한 상장 타이밍을 재고 있다. 지난해 IPO를 철회했던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실적이 개선되며 재추진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1.7%, 97.5% 증가했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며 IPO를 재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 3월 23일에는 모회사인 CJ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으나 확실한 실적 개선이 확인된 만큼 상장 재추진과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된다”며 “CJ그룹이 주요 주주인 특성상 장외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주식의 가치가 희소하다는 점도 프리미엄 요소”라고 평가했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이자 전구체 생산 업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1조~2조원의 기업가치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 주식 시장에서 에코프로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대한 주목도가 덩달아 높아졌다. 연초 증시를 이끈 테마 중 하나인 로봇 업체 두산로보틱스도 최근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맺으며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두산로보틱스의 몸값은 최소 1조원 수준이다.

이들 외에도 SK쉴더스, 원스토어, 밀리의서재, 11번가, 현대엔지니어링, SSG닷컴 등이 상장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 언제든 상장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이다. ‘널디’와 ‘메디큐브’ 등을 운영하는 에이피알과 산업용 로봇 전문 업체 디비로보틱스 등도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대어급 업체들이 수면 아래서 서서히 몸을 푸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하반기 IPO 시장 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

“신용 경색이 완화되고 현재 주식 시장이 일부 활력을 되찾은 모양새다. 하지만 IPO 시장은 상반기에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그때부터는 밸류에이션에 따라 상장 후 주가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리센터장의 분석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4호 (2023.04.12~2023.04.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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