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약발 1년…들썩이던 리모델링 '찬밥' 신세
[한국경제TV 신동호 기자]
<앵커>
지난해 이맘때쯤만 해도 리모델링 관련주들, 부동산 규제 완화의 수혜주로 꼽히면서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죠.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규제 완화가 재건축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리모델링 시장은 찬밥 신세로 돌변했습니다.
부동산부 신동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설때만 해도 리모델링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았었죠?
<기자>
맞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관련주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부동산 관련주들은 정부의 정책 기대감속에 들썩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당시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주택공급 확대, 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을 언급하며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직접 제시했었죠.
특히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안전진단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를 모두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대감 속에 리모델링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1년이 지난 지금 관련주들 어떻게 됐나요?
<기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지난해 정책 수혜로 인한 상승 후 고점 대비 반토막 가량 하락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요.
대표적인 리모델링 관련주 한샘은 지난해 3월 고점 87,000원 수준이었는데 오늘 종가기준 47,850원으로 절반 가까이 빠졌습니다.
플래스크도 같은기간 2,180원에서 오늘 1,264원, 에넥스는 2,300원에서 682원, 현대리바트는 16,000원에서 7,87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앵커>
리모델링 관련주들 1년만에 이렇게 반토막이 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분명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대거 발표했는데요.
수혜를 받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제한되는 것이 적었습니다.
준공 후 15년이면 추진할 수 있어 30년을 넘어야 하는 재건축보다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또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B등급만 받아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는 재건축보다 문턱이 크게 낮습니다.
특히 초과이익환수제와 전매제한을 적용받지 않아 리모델링은 그동안 재건축 대체제로 여겨져왔습니다.
하지만 주택 시장 침체와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으로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최근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리모델링의 사업성이 떨어지자 그 인기도 시들고 있습니다.
<앵커>
재건축 열풍속에 리모델링을 철회하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고요?
<기자>
실제로 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던 아파트 단지에서 이를 철회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치솟은 공사비와 추가비용 부담이 영향을 컸는데요,
주요 리모델링 추진 단지로 꼽혔던 송파구 거여 1단지, 분당매화 1단지 등은 사업을 철회할지, 다시 견적을 내고 재추진 절차를 밟을지 논의한다는 방침입니다.
여러 리모델링 단지에서 재건축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리모델링 사업 추진 단지는 140곳, 11만2417채입니다.
2021년 12월 94곳에서 6개월 만인 지난해 6월 131곳까지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입니다.
<앵커>
리모델링 예정 단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리모델링 사업은 당분간 활성화되기 힘들까요?
<기자>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다만 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 되기 위한 조건으로 첫번째로 꼽히는 것이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인데 조만간 결정될 예정입니다.
현재 가구 내 내력벽은 철거가 가능하지만 더 많은 하중을 지탱하는 가구 간 내력벽은 철거가 불가합니다.
리모델링 아파트의 경쟁력을 낮추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습니다.
하지만 가구간 내력벽 철거가 허용되면 리모델링 인기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리모델링에도 재건축 규제 완화에 준하는 혜택(인센티브)이 주어진다면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앵커>
결국 리모델링 관련주들도 비슷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재건축에 쏠려있지만 리모델링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나 혜택이 주어진다면 시장도 반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21일 일산신도시 주민을 만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리모델링에 재건축 못지않은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말한 만큼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신기자 수고했습니다.
신동호 기자 dh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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