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이어진 ‘고금리 시대’…종결 신호 울린다

김동운 2023. 4. 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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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금리인하 고려 단계 아냐” 발언에도 전문가들 ‘기준금리 인상 없다’ 예상
대출·채권금리 하락세 이어져…금감원 “2분기 내 하향 안정세 전환될 듯”
쿠키뉴스DB.

한은이 2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화됐다는 점, 경기가 불안정한 상황 속 금리 인상으로 충격을 줄 필요가 없다는 점이 금리 동결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조심스럽게 금리 인상이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한 주요 근거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4%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추가 긴축 필요성이 약화하고 있다.

국내 경기의 둔화가 가속되고 있다는 점도 동결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국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 여파로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전환됐다.

다만 이창용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아직까지 고려할 단계가 아니며, 물가 불안 요인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대다수의 금통위원은 시장에서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유가 등 불확실성이 많아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가시거리에 들어왔다고 보는 분위기다.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고 해석한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은 매파적이라며, 예상대로 물가 2% 수렴 확인 전까지는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는 2월 의견을 고수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제어와 함께 연속 동결 결정으로 인해 시장이 과도하게 인하 전망으로 쏠릴 수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조윤제 의원이 인상 소수 의견을 제시한 것과 달리 이번에 만장일치로 결정됐기 때문에 더 이상 기준금리 조정없이 앞으로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최근 대출금리 인하세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11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연 3.64~5.86%로 집계됐다. 지난달 10일(연 4.49~6.39%)과 비교하면 불과 1개월 사이 새 상·하단 금리가 각각 0.53%p, 0.85%p 씩 내려갔다.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3%대까지 낮아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만에 있는 일이다.

또한 채권금리도 점차 내려가는 기미를 보인다. 기준금리 결정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전장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3.48%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의 메시지에도 금리인상 기조가 사실상 마무리 되고 올해 안으로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 보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금통위가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지속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코픽스 금리가 내려가게 된다”며 “코픽스 금리에 영향을 받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에서는 오는 2분기 내에 대출금리의 상승세가 끝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은행부문 감독·검사 현안 브리핑’에서 “신규 대출금리는 지속해 하락하는 추세이며, 잔액기준 금리 상승세도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신규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잔액기준에 반영되는 데 일정기간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잔액기준 금리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2·4분기 중 하향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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