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묘소서 운동화 훔친 70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전북 김제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성공일 소방교의 대전현충원 묘소에 놓여진 운동화를 가져간 7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A씨를 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지역 주민인 A씨는 지난 3일 오전 성 소방교의 묘소에 놓인 운동화를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운동화는 성 소방교 지인이 성 소방교 생일을 위해 준비했다가 성 소방교가 생일을 앞두고 순직하자, 지난 1일 묘소에 놓고 간 선물이다.
하지만 지난 3일 유가족이 묘소에 찾아갔을 때 신발은 사라진 채 빈 상자와 편지만 남아 있었다.
유가족은 SNS를 통해 "비가 온다는 소식에 선물이 젖을까 봐 오빠에게 다녀왔는데 빈 상자와 편지만 남겨져 있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충원에 문의했지만 보관하고 있는 물건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무례한 행동에 가족들은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찰에 신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운동화를 사용하거나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 소방교는 전북 김제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다가 생일을 열흘 앞둔 지난달 7일 순직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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