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고 기록한 코스피…"채권 투자도 유망"
한은 기준금리 '동결'…美 금투사 "금리인하 시기상조"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유주안 기자·박승완 기자]
<앵커> 오늘 우리 주식시장 상황 점검해보겠습니다. 증시프리즘 정호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정 기자, 어제(10일)에 이어 오늘(11일)도 우리 증시 상승 마감했네요. 오늘 시장 어땠는지 짚어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어제보다 1% 넘게 상승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유가증권시장은 2,600선을 바라보고 있고, 코스닥 지수도 9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요.
양 시장의 매매 주체는 엇갈렸습니다. 유가증권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였고, 코스닥은 역시 개인이 시장을 견인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인 종목들을 보면, 외국인은 2차전지와 자동차, 그리고 반도체였고요. 기관도 반도체였습니다.
지난밤 마이크론의 주가가 8% 급등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주요 매수하며, '반도체 바닥론'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드는 모습인데요.
실제 펀드 시장에서도 반도체 ETF의 수익률도 선방을 넘어 40%대를 기록 중이기도 합니다.
높은 수익률에 반도체 ETF에 돈도 모이고 있는데요.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ETF 상품의 순자산은 최근 3천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반도체주 흐름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려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듯 하네요.
오늘 실적 발표한 에코프로 이야기도 해보죠. 실적은 잘 나왔는데 주가 흐름은 어땠습니까?
<기자> 오늘 장에도 어제보다 상승마감했지만, 장중에는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우선 실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에코프로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었습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매출은 세 배, 영업이익도 두 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시장에서 예측했던 실적에 비해선 다소 하회했지만 일견 부합한 수치였습니다.
에코프로의 주가는 오늘 어제보다 6.51% 오른 76만 9천 원에 장을 마쳤는데요. 장중 80만 원을 돌파한 82만 원까지 올랐고요.
에코프로비엠도 전일 대비 0.68% 상승한 29만 4,500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날 장초반 에코프로비엠은 5%대 상승 이후 3%대 하락하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금통위 얘기도 해보죠.
한국은행의 선택은 '동결'이었습니다. 시장에서도 예측했던 만큼, 큰 영향은 없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오늘 한국은행은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습니다.
중요한 이벤트인 만큼, 투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나 시장에서 예측했던 재료인 만큼, 큰 영향은 없었던 것이란 분석입니다.
다만 금리 민감주로 꼽히는 금융지주와 보험사 주가는 '동결' 결정에 오늘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선 인하와 동결을 저울질한 가운데, 동결에 초점을 두고 시장이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채권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요. 채권금리는 지난달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하락했습니다.
채권금리는 통화정책을 선행하는 만큼 눈여겨볼 부분인데요. 증권업계에선 인플레이션 둔화와 함께 글로벌 채권금리가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렇게 한은의 금리 동결에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배경인데요. 외국계 금융투자회사가 보는 시각은 어떨까요?
유주안 기자가 미국의 브랜디와인의 잭 맥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만나 들어봤습니다.
<유주안 기자>
[잭 맥킨타이어 / 브랜디와인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 : 긴축 사이클이 본격화한 지 1년 정도 시간이 흘러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논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재발하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잭 맥킨타이어는 한은이 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상당기간 동결할 수 있다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 그룹 산하 브랜디와인 글로벌은 채권과 주식, 대체투자 분야에서 장기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운용사로 518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굴리고 있습니다.
맥킨타이어는 지난해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채권 투자가 올해도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미 긴축 종료 기대감에 따른 달러 약세가 예상되면서 원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겐 더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잭 맥킨타이어 / 브랜디와인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 : 노동시장 둔화 등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기에 연준은 올해 이후 아마도 2024년엔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곧 미국채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다. 또한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건 곧 원화 절상을 의미하는데 이는 한국의 투자자 입장에서 헤지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3월 중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상업용 부동산 디폴트 우려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상황이 역설적으로 주식시장의 랠리를 이끌고 있지만 경계심을 놓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잭 맥킨타이어 / 브랜디와인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 : 더이상 미 연준이 예상했던 것만큼의 긴축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긴축 종료 시점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으로 최근 주식시장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연준 조치 등으로 경기가 연착륙할 수도 있겠으나 만약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중앙은행이 추가 긴축을 해야 한다면 주식시장 랠리는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
그는 여전히 주식에 관심을 둔 투자자라면 지난 약 10년간 랠리를 이어온 기술주보다는 가치주와 경기민감주, 미국보다는 신흥국 주식으로 관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앵커> 방금 리포트는 기준금리 인하는 아직 시기 상조다. 그리고 채권 투자가 여전히 유망하다는 내용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정 기자, 그렇다면 시점에 대해 이야기해봐야겠죠. 지금이 채권 투자 적기라고 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 적기 여부는 여러 요소를 판단해야겠지만, 최근 국내 투자자와 외국인 모두 채권 투자를 늘리고 있는 모습은 확인됩니다.
지난달 개인은 3조 원가량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총 12조 7천억 원가량을 사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이창용 총재가 비둘기파적 해석을 경계한 가운데, 5월 열릴 미국 FOMC도 채권 투자 판단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관련 내용은 박승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승완 기자>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장기시장금리는 3월 초까지 주요국 국채금리와 함께 상당폭 높아졌다가 3월 중순 이후 동반 하락하였습니다.]
증권가는 이번 금통위가 정책금리와 따로 노는 시장금리를 직접 언급한 부분에 주목합니다.
기준금리가 곧 내려갈 것이란 시장의 움직임에 경고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채권 투자 기회가 당분간은 남아있다고 보는 이유인데, 지난 3월 중순 이후 3년, 5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모두 기준금리를 0.2%에서 0.3%가량 밑돕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채권 모으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인데, 올해 3월까지 개인의 국채 순매수 금액은 3조 원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외국인 역시 지난달 반년 만에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는 동안 채권에 지갑을 열며 3.1조 원을 쏟아넣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 채권을 가진 투자자들의 경우 장기채권으로 갈아탈 것을 권유합니다.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인데, 손실이 났을 경우라도 무리해서 매각하기보단 만기를 기다리며 손실폭을 줄이라는 조언입니다.
장기 채권의 경우 비중 확대를 고민해 볼 때라는 분석입니다.
[마경환 / GB투자자문 대표 : 이자율 리스크가 일정 부분 노출돼 있을 때는 단기 채권을 통해서 금리 상승 리스크를 제어하는 거고, 금리가 내려갈 것 같다고 판단되면 장기 채권 투자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투자 경험과 여력이 있는 경우라면 공격적인 장기 국채 투자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기회라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시프리즘, 정호진 기자였습니다.
정호진 기자·유주안 기자·박승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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