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 찾아갔지만 허탕 친 허병길 전북 대표 "이야기 들어보고 싶어서 갔다"

윤효용 기자 2023. 4. 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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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구단과 서포터간의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가 직접 서포터 대표를 찾아갔지만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북 서포터 커뮤니티 '에버그린'에는 지난 10일 '허병길 대표 덕분에 강제 퇴근 당한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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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팬들의 걸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전북현대 구단과 서포터간의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가 직접 서포터 대표를 찾아갔지만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를 가진 전북이 인천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었다. 전북은 대구, 포항전 2연패를 끊고 일단 분위기를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팀 승리에도 서포터들과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전북 서포터들은 지난 포항전 패배 후 구단에 대한 분노를 행동으로 옮겼다. 허병길 대표와 김상식 감독의 사퇴를 다시 한번 요구하며 '버막(버스막기)'와 응원 보이콧에 나섰다.


버막 당시 김상식 감독은 서포터와 2시간 대치 후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허 대표도 전북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서포터들은 이어진 인천전에서도 응원 보이콧과 함께 수많은 걸개로 허 대표, 김 감독의 퇴진을 외쳤다. 구단은 경기장 내 엠프로 응원가를 틀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서포터들은 '엠프 꺼라 XX들아'라는 걸개를 들어올리며 더욱 과격하게 반응했다.


이후 허 대표가 서포터 콜리더를 만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북 서포터 커뮤니티 '에버그린'에는 지난 10일 '허병길 대표 덕분에 강제 퇴근 당한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왔다.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온 허 대표를 본 뒤 곧장 퇴근했다는 내용이었다.


한 서포터측 관계자는 "허 대표가 구단 직원과 함께 찾아갔는데 식당 주인은 개별 대화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주치지 않고 먼저 퇴근했다고 한다. 허 대표는 식사만 한 뒤 매장을 떠났다고 알고 있다. 서포터 소모임 대표들을 그렇게 개별적으로 찾아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허병길 전북현대 대표(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1일 '풋볼리스트'와 짧게 통화한 허 대표는 서포터의 영업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갔지만 (콜리더와) 만나지 못했다.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어 서포터 측과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엠프 관련 질문에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단순히 성적 반등만으로는 서포터와 갈등을 풀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팀을 위해서는 깊은 감정의 골을 어떻게든 풀어야 하는 전북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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