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배' 軍 성폭력 많은데…전국 유일 성고충상담관 없는 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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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에 위치한 해병대 6여단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성고충전문상담관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성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군은 전문상담관 채용을 확대하고 나섰지만, 해병대 6여단은 고립된 지역에 대한 근무를 기피한 탓에 3년째 상담사를 뽑지 못하고 있다.
성고충전문상담관을 채용하지 못한 곳은 해병대 6여단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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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대응 어렵다 우려 속
강대식 의원 "수당 인상 등 처우 개선 시급"
백령도에 위치한 해병대 6여단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성고충전문상담관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성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군은 전문상담관 채용을 확대하고 나섰지만, 해병대 6여단은 고립된 지역에 대한 근무를 기피한 탓에 3년째 상담사를 뽑지 못하고 있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각 군 부대별 전문상담관 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육군 군대급 이상 성고충전문상담관은 정원 46명이 모두 채워졌다. 해군 함대급 이상 21명, 공군 비행단급 이상도 19명 정원을 모두 채웠지만, 해병대의 경우 사단급 이상 정원 8명 중 현원 7명으로 1명이 미달했다. 성고충전문상담관을 채용하지 못한 곳은 해병대 6여단뿐이었다.
성고충전문상담관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따라 군내 성 관련 고충 상담을 하는 전문관이다. 2014년 고위 지휘관에 의한 군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처음 도입됐다.
서해 최전방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를 경비하는 해병대 6여단은 2020년부터 성고충전문상담관을 뽑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채용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지원자가 없다. 서북도서지역 중 그나마 내륙과 가까운 연평부대의 경우 1명을 채용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해병대사령부가 성고충전문상담관 1명을 뽑는데 6명이 지원한 것과 대조적이다.
백령도 지역은 군내 성폭력 사고가 빈번하다. 2021년 기준 해병대 6여단 영내에서 발생한 사고 중 성폭력 사건 비중은 31%로 집계됐는데 제주 관내에 위치한 해병대 9여단의 경우 14.3%가 성폭력 사건이었다. 약 2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성폭력 피해자는 성폭력 고충 지원체계에 따라 성고충전문상담관에게 지원과 보호를 요청할 수 있다. 성폭력 상담은 일반심리상담과는 달리 범죄 혐의가 있어 징계와 처벌이 따르는 특성화된 상담이 필요하며, 법률적 지식과 피해자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고도의 숙련된 상담 전문성이 요구된다. 특히 상명하복이 철저한 군조직의 특성을 감안해 상담사의 전문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해병대 6여단의 경우 전문상담사가 상주하지 않아 성폭력이 발생해도 즉각 대응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해 최전방인 이 지역은 군사적 긴장감이 높은데다 지리적으로 고립되면서 근무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백령도의 경우 하루 2회 배를 통해서만 입도 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해무와 기상악화 등이 생기면 여객선은 결항된다. 연평균 결항률은 37%다. 성고충전문상담관은 최소 근무 기간 2년을 채우면 순환 근무로 전환되는데, 다음에 올 사람이 정해져야지만 나갈 수 있어서 근무를 지원하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 같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 때문에 고립 지역에 대한 수당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에 관련 예산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대식 의원은 "내륙부대와 비교해 사건·사고들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북 도서 부대들은 이에 대응할 인력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라며 "수당 인상 등 처우개선을 통해 격오지 부대의 성 고충 전문상담관 채용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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