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만에 축구장 541개 면적 태웠다…강릉화재 키운 강풍 위력

김민욱 2023. 4. 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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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 강릉시 산림 일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강원 강릉에서 난 산불은 태풍급 강풍을 만나면서 짧은 시간에 피해가 커졌단 분석이 나온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산불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강원 강릉시 난곡동 야산에서 시작됐다.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봇대와 부딪혔고, 이때 전봇대 전선이 끊어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발생 1시간 30분만인 오전 10시 기준 32ha가 산불영향구역에 처음 포함됐다. 축구장 45개를 합한 넓이다. 화선(火線·불길 둘레)은 3㎞로 길어졌다. 당시 최대 풍속은 초속 30m에 달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의자를 날려버리고, 아파트 유리창을 깰 정도다. 화재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불붙은 간판·철판 등이 날아다녔다고 한다.

오전 11시30분 기준 강풍에 산불영향구역은 150ha로 넓어졌다. 2시간도 안 돼 영향구역이 5배 가까이 넓어졌다. 화선 역시 3㎞에서 6㎞로 늘었다. 화선은 발화지점과 순긋해변·경포호 등 주변을 알파벳 ‘B’자 모양으로 에워쌌다.

해변가 리조트 인근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이 흐를수록 B자 화선은 바깥쪽으로 점점 넓어졌다. 진화율 10%를 보인 오후 1시30분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370ha, 화선은 8.8㎞로 각각 늘었다. 다행히 바람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최대 풍속이 초속 22m로 늦춰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로부터 1시간 10분 뒤인 오후 2시40분 기준 영향구역은 더 커지지 않았다. 화선 역시 같았다. 반면 최대 풍속은 초속 19m로 더 잦아들었다. 진화율은 그사이 65%로 쑥 올랐다.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길이 번진 주택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릉 화재는 불이 난지 8시간만인 이날 오후 4시30분쯤 잡혔다. 소방·산림당국,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대응한 데다 비까지 내리면서 비교적 단시간에 진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풍에 따른 산불 피해는 만만치 않다. 산불영향구역은 현재 379ha으로 축구장 541개 면적에 해당한다. 산불영향구역은 불에 전부 타거나 일부 피해를 본 구역을 말한다. 주택과 펜션 등 71채도 전소 또는 반소됐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전소한 주택에서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고, 또 다른 주민 한 명은 대피 도중 2도 화상을 입었다. 소방관 2명도 진화작업 중 다쳤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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