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된 은행서 총기난사 생중계…美20대 끔찍 살인 예고글
미국 켄터키주(州) 루이빌에서 10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범인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다. 특히 범인이 자신을 해고한 은행을 찾아가 직장 상사들을 쏴 숨지게 하고 총기 난사 상황을 버젓이 생중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CNN,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총격 사건은 이날 오전 8시 35분쯤 루이빌 시내 메인 스트리트에 있는 올드 내셔널 은행 건물에서 벌어졌다. 범인의 무차별 난사로 4명이 숨지고 경찰관 2명 등 9명이 다쳤는데, 사망자들은 모두 올드 내셔널 은행의 루이빌 지점 고위 간부들이었다. 범인은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총격범은 이 은행의 전 직원이었던 20대 남성 코너 스터전으로 확인됐다. CNN에 따르면 그는 최근 해고 통보를 받은 뒤 부모와 친구에게 "은행에서 총을 쏘겠다"고 암시하는 메모를 남겼다.
특히 그는 자신의 총격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생중계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그는 총격 몇 시간 전에도 인스타그램에 범행을 예고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렸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스터전은 "내가 해야 할 일을 알지만 그걸 해낼 힘이 있는지 모르겠다(영화 '스타워즈' 대사)", "이 모든 곳을 불태울 수 있다(영화 '뛰는 백수, 나는 건달' 대사)" 등 영화 대사가 적힌 '밈(패러디물)'사진을 올렸다. 또 그의 마지막 게시물엔 "그들(상사들)은 말이나 항의를 듣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것을 듣는지 보자"는 글이 적혀 있었다.
스터전은 고등학교 때 농구 선수로 활약했지만, 뇌진탕 등 잦은 부상을 겪자 선수 생활을 접었다고 한다. CNN에 따르면 그는 대학 졸업 후 2018년부터 3년간 같은 은행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며, 2021년 정직원이 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7일 학생 3명 등 6명이 희생된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기독교계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가 벌어진 지 2주 만에 일어났다.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며 총기 규제에 대해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이 행동하기 전까지 얼마나 더 많은 미국인이 죽어야 하느냐. 너무 많은 미국인이 목숨을 대가로 치른다"고 총기 규제 강화에 공화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스터전이 범행에 사용한 AR-15 반자동소총은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무기다. 2021년 기준 미국 내에서 2460만 명이 해당 소총을 보유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서유진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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