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곽상도 무죄 뒤집나…檢, 호반건설 등 압수수색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가 11일 호반건설과 부국증권을 압수수색했다.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2021년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 명목을 가장해 5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다. 검찰은 곽씨 부자에게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특히 대장동 사업에서 곽 전 의원의 역할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50억클럽’ 곽상도 혐의 보강 나선 검찰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 2월 무죄가 선고된 곽 전 의원의 혐의를 보강하기 위한 차원이다. 검찰은 “1심 판결은 제반 증거와 법리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사회통념과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항소했다.
당초 검찰은 대장동 사업 공모가 시작된 2015년 3월쯤, 성남의뜰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하던 김만배씨가 경쟁 컨소시엄인 산업은행 측이 김씨가 공을 들이던 하나은행을 빼가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곽 전 의원에게 이를 막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1심 법원은 곽 전 의원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곽 전 의원이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김만배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사실도 없으며, 성남의뜰에서 하나은행이 이탈해 컨소시엄이 와해 위기에 처한 적도 없다고 판단했다.
곽 전 의원 역시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성남의뜰을 설립할 때 와해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하나은행 측에) 컨소시엄에 남아달라고 부탁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이유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檢, 하나銀 이탈 작업 “추가 정황”…박영수 수사도 병행
검찰은 그러나 최근 수사에서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하나은행을 김만배 컨소시엄에서 이탈시키려 한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이 된 부국증권과 호반건설은 당시 산업은행 컨소시엄 소속이다. 호반건설은 하나은행 측에 ‘그랜드 컨소시엄’을 새로 구성하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한 주체로 검찰이 지목하기도 했다. 검찰은 또 지난 4일 대장동 사업자들과 함께 컨소시엄 구성을 주도했던 하나은행 A부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밖에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 중심으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수사를 병행하는 등 ‘50억 클럽’ 관련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과 관련해서도 대장동 사업자들이 입찰 공모를 준비하던 2014~2015년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이 당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김만배씨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상가·주택 등을 약속받았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와 관련해 최근 검찰은 당시 실무자였던 우리은행 관계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 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2015년 2~3월 하나은행 A부장으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나, 최종 컨소시엄에서는 수익 구조의 불합리성과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빠졌다. 다만 검찰은 박 전 특검이 PF 대출의향서를 내도록 지시했는지, 부국증권을 컨소시엄에서 배제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이광구 당시 우리은행 부행장과 남욱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 컨소시엄 참여를 알선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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