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고교야구 최정상 복귀…신세계 이마트배 제패
덕수고가 고교야구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끈끈한 조직력으로 전국대회 정상을 되찾으며 명가의 위상을 재건했다.
덕수고는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제2회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강릉고를 5-4로 물리쳤다. 이 대회 첫 번째 우승이다. 4-4로 맞선 9회말 무사 1, 3루에서 배승수가 끝내기 내야안타를 기록해 역전 드라마를 썼다.
마지막 우승이 2021년 봉황대기였던 덕수고는 이로써 통산 22번째 전국대회 정상을 밟았다. 신세계 이마트배의 전신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우승 2회를 비롯해 대통령배 2회, 황금사자기 6회, 청룡기 6회, 봉황대기 3회 그리고 전국체전 2회를 더한 횟수다.
2007년 덕수고 사령탑으로 부임한 정윤진 감독은 이번 대회까지 총 15차례나 우승을 이끌면서 고교야구 명장의 위치를 재확인했다. 역시 전국대회 9회 우승 경력이 있는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통산 10번째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덕수고는 우승상금으로 3000만 원을 가져갔다. 강릉고에는 2000만 원이 돌아갔다. MVP는 이번 대회 8경기에서 타율 0.550(20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3학년 우익수 백준서가 가져갔다.
선발투수 싸움에선 강릉고가 웃었다. 1학년 오른손 투수 박지훈이 7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깜짝 호투했다. 신입생답지 않은 투구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140㎞대 초반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가 빛났다. 반면 덕수고 3학년 오른손 투수 이종호는 1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2실점(2자책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이번 대회에서 계속 좋은 공을 던졌지만, 결승전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대신 덕수고에선 2학년 왼손 투수 정현우가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1학년 때 우신고에서 덕수고로 전학한 뒤 지난해 1년을 쉰 정현우는 140㎞대 초반의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앞세워 강릉고 타자들을 제압했다. 6과 3분의 2이닝을 1피안타 1실점(무자책점)으로 막으면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투구수는 고교야구 단일 경기 한계치인 105구를 모두 채웠다.
선취점은 덕수고가 가져갔다. 1회 2사 1, 2루에서 우정한이 중견수 앞으로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강릉고도 바로 반격했다. 2회 선두타자 이율예의 좌전안타와 이용현의 희생번트, 전홍록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 찬스. 여기에서 김도윤이 투수 앞으로 번트를 댔는데 이 타구를 이종호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또, 뒤늦게 2루로 던진 공이 외야로 빠져나가면서 이율예가 홈까지 밟았다.
결국 여기에서 덕수고는 마운드를 이종호에서 정현우로 교체했다. 그러나 강릉고는 정재우의 투수 야수선택 타구 때 3루 주자 전홍록도 득점을 올려 2-1 리드를 잡았다.
균형은 경기 중반 다시 맞춰졌다. 5회 덕수고가 1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김재형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배승수가 투수 앞으로 희생번트를 댔다. 이때 타구를 잡은 박지훈이 1루로 악송구하면서 무사 2, 3루가 됐다. 이어 이선우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강릉고는 7회 리드를 되찾았다. 상대 실책과 희생번트 등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 이용현의 타구를 3루수 우정안이 뒤로 빠뜨렸다. 불규칙한 바운드가 형성되면서 3루 주자 이지후가 홈을 밟았다.
덕수고는 7회 귀중한 찬스를 잡았다. 1사 2루 김재형의 타석에서 박지훈의 폭투가 나왔다. 그런데 이때 2루 주자 유용재가 오버런하면서 횡사했다. 재빨리 공을 3루로 던진 포수 이율예의 판단이 빛났다. 또, 계속된 2사 2루에선 배승수가 우전안타를 때렸지만, 이번에도 김재형이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가 아웃됐다. 3루코치를 맡은 정윤진 감독이 주자를 막아섰지만, 주자가 이를 그냥 지나친 점이 객사로 이어졌다.
연속된 주루사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덕수고. 그러나 8회 기어코 전세를 뒤집었다. 1사 후 정민서가 중월 3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박준순이 우중간으로 떨어지는 적시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이어 백준서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려 4-3으로 앞서갔다.
리드를 잡은 덕수고는 정현우가 9회 선두타자 이지후와 2볼-2스트라이크까지 상대했다. 이어 김승준이 등판해 이지후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최민호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조대현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이율예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이용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4-4 동점을 허용했다.
다잡은 승리를 놓친 덕수고는 9회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문성현이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김재형이 우중간으로 빠지는 안타를 때려내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이어 배승수가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기록해 경기를 끝냈다.
인천=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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