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오랜 친구' 룰라 브라질 대통령 방중…우크라 해법 등 논의

신경진 2023. 4. 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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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10일(현지시간) 내각 모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老朋友·라오펑유)’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8·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12일 상하이로 입국해 3박 4일 국빈 방중 일정에 들어간다. 지난 1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룰라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오는 14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중재와 경제협력, 위안화 국제화 등을 논의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룰라 대통령이 12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11일 밝혔다.

중국 매체는 룰라 대통령과 중국의 인연을 강조하며 매머드급 호화 수행단에 주목했다. 베이징시 당 기관지인 북경일보의 SNS 매체 ‘장안가지사’는 10일 “룰라는 이미 네 차례 방중해 양국 관계 발전을 추동했기에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2001년 브라질 노동당 명예주석 신분으로 중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2004·2009년 국빈방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까지 네 차례 중국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그의 세 번째 국빈 방문이다.

이번 방중을 수행하는 대표단은 총 279명에 달한다. 140개 업종 240명의 기업인이 동행하며, 농업 부문 대표 90명이 포함됐다. 정치인도 대거 동행한다. 브라질 상원의장을 포함해 국회의원 39명이 참가한다. 브라질 외교부는 이번 방중 기간 위생·교육·금융·산업·과학·기술·농산품 등 20여 건의 거래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26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240명의 수행단과 방중 예정이었지만, 출국 직전 갑스러운 폐렴 진단을 받아 연기됐다. 시 주석은 당시 쾌유를 기원하는 위문 친전을 보내기도 했다.


룰라 “푸틴, 영토 탈취 안돼…젤렌스키도 모두 가질 수 없어”


양국은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한 바 있고, 룰라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서방과 다른 결을 보여왔다. 지난해 5월 미국 타임지 인터뷰 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책임이 있다”며 “전쟁에 한쪽만이 유죄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1월 인터뷰에선 브라질이 서방 국가와 같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수 없다며 “브라질은 평화 국가로 어떤 충돌에 간접적으로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룰라 대통령이 시 주석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해법을 모색할지 관심거리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탈취할 수 없다. 다만 크림반도 문제는 토론할 수 있다”며 “젤린스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원할 수는 없으며, 세계는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도이체벨레(DW) 중문판이 11일 보도했다.


중국·브라질, 위안화 지급 시스템 사용 예정


위안화 국제화도 이번 양국 회담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룰라의 방중에 앞서 브라질과 중국은 양국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에서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29일 브라질 수출투자진흥공사(Apex)는 성명을 통해 “양국이 헤알화와 위안화를 주고받으며 대규모 무역·금융 거래를 직접 수행할 것”이라며 “관련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브라질 업체는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지난 2015년 중국이 만든 위안화 국제결제 시스템인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사용할 예정이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브라질 양국 교역액은 2022년 전년 대비 4.9% 증가한 1714억9000만 달러(226조원)로 중국은 이미 14년 연속 브라질의 최대 무역국이다.

현재 중국 위안화는 브라질 외환 보유고에서 유로화를 제치고 미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비율은 5.37%로 1위 달러화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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