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교청서로 또 '독도 몽니'…외교부 "부당한 주장 철회하라"
11일 일본이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을 담은 외교 청서를 공개한 데 대해, 외교부가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지난달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 직후 일본 측이 "역대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언급한 대목을 누락한 데 대해서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변함없이 계승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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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항의·즉각 철회"
외교부는 이날 오전 임수석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 대변인 논평 발표 직후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구마가이 나오키(熊谷直樹)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청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일본의 외교 활동과 국제 정세 전반을 기록한 문서로 매년 4~5월 각의(閣議·국무회의)에서 보고된다. 이날 발표된 외교청서에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 없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 정부는 2008년 이후 16년째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대목도 2018년 이후 6년째 그대로다. 외교청서 발표에 따른 한국 정부의 대응 수위도 지난해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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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식 계승하라"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외교청서에 추가된 주요 대목 중 하나는 지난달 6일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해법 발표 관련 내용이다. 그러나 정작 당시 발표 직후 하야시 요시미사(林芳正) 외상이 언급한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입장은 기술되지 않았다.
대신 하야시 외상이 "한국 정부가 발표한 조치는 2018년 대법원 (징용 배상) 판결에 의해 매우 엄중한 상태에 있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발언한 내용만 담겼다.
일본 측의 "역사 인식 계승" 발언이 누락됐다는 지적에 대해 임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해법 발표 당일과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 등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계승하기로 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강제징용의 근원인 식민지배 전체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담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이 정신을 변함없이 계승해나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이뤄진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 초치 때도 강제징용 관련 역사 인식 계승 필요성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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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호응' 언제쯤
정부는 지난달 16일 한·일 정상회담 전에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선에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직접 언급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응하지 않았다.
이날 외교청서에도 역사 인식 관련 대목이 누락되자 정부가 촉구해온 우회적 사과 이상의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 실현이 당장은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번 외교청서는 강제징용 해법 발표와 관련해 '통절한 사죄와 반성'을 암시하는 듯한 부분조차도 배제하고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보수적으로 서술하는 데 그쳤다”며 “일본은 강제징용과 관련해 강제성이 없고 합법적이었다는 자국 입장을 한국 측이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당장 태도 변화의 조짐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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