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때부터 달라졌다…자부심 높던 지방대 학생 변심의 이유
지방대 학생이 수도권대 학생보다 학교에 대한 만족감과 소속감이 높지만 3학년부터 점차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수도권대 학생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만족감이 높아졌다. 지방대 학생의 대학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지난달 3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학몰입의 변화와 지역 간 차이 분석’ 보고서를 냈다. 대학몰입은 재학생이 얼마나 대학에 만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학이 내 기대를 충족한다’, ‘대학 일원으로 자부심을 느낀다’ 등 8가지 문항을 종합해 측정한다. 연구진은 2019~2022년 4년간 연도별로 약 5만명의 대학생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분석했다.
“지방대학도 좋지만, 기회되면 수도권으로 옮겨야”
다만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 항목에선 지방대 학생들의 대학몰입이 수도권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가 낮을수록 그만두고 싶다는 의미인데, 지방대 학생 평균이 3.319점으로 수도권대 학생 평균(3.335점)보다 낮았다. 연구진은 “동료와의 관계나 학교 이탈을 직접적으로 묻는 문항은 지방권이 수도권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했다.
전북의 한 사립대 처장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은 있지만, 기회가 있다면 수도권대학으로 옮기는 게 미래를 위해 더 좋을 것이라는 학생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 같다”며 “지방대는 같은 학교라 해도 입학생의 성적 수준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보니 ‘어울리기 싫다’고 느끼는 학생들도 꽤 있다”고 했다.
학년 높아질수록 ‘지방대 만족도’ 감소
경북의 한 사립대 교수는 “지방대 기피 현상이 있지만, 일단 입학한 새내기들은 대학생이 됐다는 사실에 신나기도 하고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려는 경향도 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 밖에서 형성된 지방대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실망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대의 중도탈락률은 평균 6.70%로 수도권대(4.95%)보다 1.75%p 높다.
백승주 KEDI 연구위원은 “지방대에서 학생들의 대학몰입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은 1~2학년 때 집중적으로 투입되도록 설계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며 “특히 동료와의 관계 증진이나 학교 이탈 방지를 위한 직접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수와의 만남’도 큰 효과 없어…“맞춤형 정책 발굴해야”
연구진은 “지방대는 교수와의 관계나 교육서비스를 올리는 등 전통적인 요인을 뛰어넘어 학생들의 대학몰입을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전북의 한 사립대 처장은 “학내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며 “대학뿐 아니라 지방대와 지역을 키우려는 대학 밖 정부·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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