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철, ‘승아양 참변’에…“판사님 딸이었다면” [영상]

한문철 “판사님들이 ‘내 딸이 이렇게 억울하게 떠나갔다면’ 생각해달라”
유족 지인 “승아 어머니, 늦둥이 막내딸 홀로 키우는 싱글맘…너무 힘들어해”

지난 8일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발생한 대낮 만취운전 사고의 CCTV 영상. 한문철TV 화면.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대낮 만취운전 사고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배승아(9)양이 숨진 것과 관련해 “법원에서 판사님들이 ‘내 딸이라면, 내 딸이 이렇게 억울하게 떠나갔다면’ 그렇게 한 번만 생각해달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한 변호사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는 10일 오후 ‘승아양 유족이 가해자를 강하게 처벌해 달라는 의견을 지인을 통해 보내주셨습니다’라며 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빠른 속도로 좌회전을 하는 가해자 차량의 모습이 담겼다. 이 차량은 도로 연석을 들이받은 뒤 중앙선을 넘어 초등학생 4명이 지나던 반대편 인도로 돌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어른들이 사고 장면을 보자마자 아이들을 구하러 뛰어가는 모습도 담겼다.

사고 영상을 제보한 A씨는 자신을 배양 유족의 지인이라고 소개하며 “유족분들이 한문철 TV 제보를 원하셔서 대신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A씨는 “아이가 늘 걷던 거리를 친구들과 함께 가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벽에 머리를 박고 어깨 타박상을 입은 채 피를 흘린 상태로 심정지가 와서 병원에 이송됐다”며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숨진 배승아(9)양의 가족들이 11일 배양의 유골함을 봉안당에 봉안하고 있다. 배양 어머니는 봉안당 유리를 잡고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아이는 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고 심장이 자가로 뛰지 않아 성인 두 배가량의 주사를 넣어 심장을 뛰게 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힘들어하니까 그만 놓아주는 게 어떠냐고 했지만 승아양의 엄마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배양은 사고 후 약 7시간을 버티다 끝내 숨졌다.

A씨는 “배양의 어머니는 20대 아들과 늦둥이 막내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라며 “한 부모 가정에 태어난 아이를 어머니는 그 누구보다 사랑으로 열심히 키워 왔는데 하루아침에 자신의 전부인 아이를 잃은 슬픔으로 너무 힘들어한다. 더는 이런 음주운전 사망 사고는 없어야 한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스쿨존에서 인도를 덮친 만취운전자 차량에 배승아(9) 양이 숨진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앞 인도에 배 양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 변호사는 “저한테는 피해자 잘못이 하나도 없는 음주 사망사고의 처벌 결과를 올려주시는 분들이 여럿 계신다”며 20년간 6000여건의 소송을 겪은 경험상 음주 사망사고 형량의 평균이 4년이었다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2018년 윤창호 사건으로 법이 강화됐지만 실제 강한 처벌 없다며 “용서가 안 됐는데도, 형사 합의가 안 됐는데도 징역 4년 근처”라며 “일본에서는 음주 만취 차량에 어린이 2명이 사망한 사고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됐다”고 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10일 오후 둔산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배양을 친 60대 남성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21분쯤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도로변 인도를 걷던 9~12세 어린이 4명을 승용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도로 오른쪽에 있는 경계석을 들이받은 뒤 왼쪽으로 급선회하며 맞은편 차선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배양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전날 새벽 결국 숨졌다. A씨는 목격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08%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오후 12시30분쯤 중구 유천동에서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소주 반병 정도를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지점까지는 약 7~8㎞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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