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에 올림머리' 박근혜 첫 외출...지지자들 연호에 미소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로 귀향한 지 1년여만인 11일 첫 공개 외출로 팔공산 동화사를 찾았다.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에 흰색 윗옷과 베이지색 바지 차림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경내를 산책했고, 통일 대불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합장하고 분향을 한 뒤 20여분간 큰스님의 축원을 받고 덕담을 들었다.
인근에 있던 지지자들 100여명은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고 건강 등을 기원했고,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미소로 응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능종 주지 스님과 차를 마시며 담소하기 위해 사찰음식 체험관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 계단 등에서 걸을 때는 여러 차례 발을 헛디뎌 주변 사람들이 괜찮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앞을 잘 안 보면 잘 넘어져서"라고 짧게 답하기도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동화사 관계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그는 오찬장에서 "방장 큰스님과 여러 신도님, 국민들, 여러분들 오랜만에 뵙게 돼서 참 반가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화사에서 세심하게 준비해 주셨고 식사도 따뜻하게 잘 준비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비공개 오찬까지 약 2시간 30분가량 동화사에 머물렀다.
이날 동화사 방문을 함께한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번 박 전 대통령 생신 때 동화사 큰스님께서 축하 난을 보내시며 건강이 괜찮으시면 방문을 요청했고, 이에 대통령께서 응하셔서 오게 됐다"면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건강은 1년 전보다는 많이 좀 좋아지셨다"면서 "평지는 쉽게 걸으시지만, 아직 오르막이나 내리막을 걷기에는 불편해하신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의 동화사 방문은 대구 사저로 옮긴 지 1년여만의 첫 공개 외출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에 입주한 뒤 잠행을 이어왔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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