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분들 죄송"…라비 징역 2년·나플라 2년6월 구형 (엑's 현장)[종합]

조혜진 기자 2023. 4. 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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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서울남부지법, 조혜진 기자) 병역 면탈 혐의로 기소된 라비(본명 김원식), 나플라(최니콜라스석배)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에 검찰은 각각 징역 2년과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김정기 판사)에서 병역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라비와 나플라 등 9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라비와 나플라 등은 병역 브로커 구씨와 공모해 허위 뇌전증 진단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라비는 2012년 10월 8일 신체 검사에서 3급 판정을 받은 뒤 대학 재학, 피부과 질환, 천식 등의 사유로 병역을 연기했다. 이후 만 28세가 되는 2021년 병역 이행 연기가 곤란하게 되자, 입영을 추후에 충실히 하겠다는 서약서를 서울지방병무청에 제출했다.

라비는 소속사 공동대표인 김씨와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 방문해 1년에 두, 세번 가량 뇌전증 증세가 있었다며 구씨가 알려준 시나리오와 유사한 거짓말을 해 약을 처방받았다. 이를 통해 병무청에서 군면제인 신체 등급 5급을 받았다.

나플라는 해외 출국, 연예 활동 등으로 병역을 연기했다. 그러다 2021년 병역 연기가 불가능해지자 우울증, 공황장애가 악화돼 정신과 약을 투약한 행세를 했으나 투약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공소 사실에 대해 라비, 나플라 측 법률대리인은 모두 인정했다. 또한 두 사람의 뇌전증 및 사회복무 관련 계약서, 김씨가 구씨와 주고받은 문자, 송금 계좌 거래내역, 그리고 나플라가 정신과 약을 처방 받고 복용하지 않은 압수물, 당사자들 녹음 파일이 증거로 제출됐고, 증거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이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김원식, 최석배의 경우 최초 병역 판정 이후 장기간에 걸쳐 병역 이행을 연기하던 중 공범범행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 객관적인 증거가 제시되기 전에는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했다"며 "이와 같은 점 종합해 김원식에 대해 징역 2년, 김씨에  징역 2년, 최석배에 징역 2년 6월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라비 법률대리인은 "사건 모두 인정하고 있고, 자신의 행위가 얼마나 무거운지에 대해서도 깊이 인정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원래 4급 사회복무 대상자였고, 현재 근무하고 있다. 뇌전증 병역 판정 특성상 진단만 받으면 7급 대상자가 돼 병역 연기가 돼 2년만 지나면 면제 처분이 된다. 그러나 그 전에 사회복무요원하겠다 자원했고, 기존 판정과 동일한 4급 받아 6개월째 근무 중"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한 나플라에 대해서도 "전부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성장기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내고 가수 꿈 이루기 위해 혼자 한국에 와 외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 적절한 조언해줄 어른이 없던 점이 이 사건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적으로 큰 아픔이 있던 점이 변명이 되거나 선처 사유 안 되더라도 피고인 성장기 특성 감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최후 변론에서 라비는 "당시 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수익 창출하는 아티스트였다. 코로나 이전 체결한 계약이 이행 시기가 늦춰지고 있었다. 그 상태로 입대하면, 계약 위반이 되는 상태였다"며 이같은 선택을 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또 라비는 "수사와 재판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큰 잘못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상처 줬는지 깨달았다"며 "이 시간에도 성실히 복무하고 있는 분들, 오랜시간 저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뇌전증 환자분들과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이 순간 평생 잊지 않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비는 소속사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씨와 공모해 2021년 브로커 구씨와 5,000만 원 상당의 계약을 맺고 병역 기피를 시도했다. 

나플라는 김씨, 구씨와 공모해 사회복무요원 출근기록을 허위로 꾸민 혐의다. 나플라는 복무 과정 중 141일 동안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나플라가 출근한 것처럼 출근부 등 공문서를 허위로 꾸며 복무이탈을 도운 서초구청, 서울지방병무청 등 담당자 5명도 이날 법정에 섰다.

라비와 나플라에 대한 선고 공판 기일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김한준 기자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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