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황금사다리’에 어서 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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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60)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20여년 전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사다리 걷어차기'(2002년)라는 저서를 통해서다.
그는 2015년에 AI가 인류에게 또다른 사다리가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했다.
1950년대 규칙 기반 AI는 인간이 미리 설명해준 것만 간신히 인식했다(실패). 1980년대 학습 기반 AI는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고양이와 강아지를 구분하지 못했다(역시 실패). 2010년대 심층학습 AI는 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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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계에 황금사다리
외면은 사다리 걷어차는 것
장하준(60)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20여년 전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사다리 걷어차기’(2002년)라는 저서를 통해서다. 이 책은 한국어를 비롯해 10개 언어로 출간됐다. 장 교수에게는 2003년 뮈르달 상(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 수여), 2005년 레온티예프 상(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 수여)을 안겼다.
책의 논지는 이렇다. “앞서 가는 국가들은 사다리(보호무역, 자원남용, 환경파괴 등)를 타고 선진국에 올랐다. 뒤따라 오는 국가들도 사다리에 오른다. 선진국들은 사다리를 걷어찬다. ‘우리는 되지만, 너희들은 안돼’”
이상규 네오랩컨버전스 대표는 요즘 뜨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즉 GPT를 ‘황금사다리’에 견준다. 개인이, 기업이, 국가가 퀀텀점프하도록 돕는 신박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이런 사다리가 몇 개 있었다. 증기·전기가 산업의 판을 바꿨고, 인터넷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이 사다리에 올라탄 개인, 기업, 국가들은 부를 얻었고, 세계를 리드했다. 뒤돌아 보니 엄청난 변화였기에 인류는 증기에 ‘1차 산업혁명’, 전기에 ‘2차 산업혁명’, 인터넷에 ‘3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다.
세계경제포럼(WEF)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좀 성급했다. 그는 2015년에 AI가 인류에게 또다른 사다리가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했다. AI가 무슨 판을 바꾼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니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사실 1950년대에 태동한 AI는 70여년 동안 인류에게 사다리가 아니었다. 1950년대 규칙 기반 AI는 인간이 미리 설명해준 것만 간신히 인식했다(실패). 1980년대 학습 기반 AI는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고양이와 강아지를 구분하지 못했다(역시 실패). 2010년대 심층학습 AI는 좀 달랐다. 1990년대 인터넷 혁명으로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세상을 식별하고 인식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래도 인류 편의를 증가시킨 정도이지, 무언가를 생성하지는 못했다(또 실패). 2020년대 강화학습 AI는 확연히 달랐다. 디지털 상 모든 문장을 확률분석해 인간처럼 말하는 자연어 처리가 가능해졌다(드디어 성공). 이게 지난해 오픈AI가 내놓은 챗GPT이고, 범용GPT로 빠르게 진화하며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빌 게이츠는 “챗GPT는 인터넷만큼 중요한 발명”이라 했다. 슈밥의 말로는 ‘4차 산업혁명’이고, 이상규 대표의 말로는 ‘황금사다리’인 셈이다.
경제, 금융, 사회, 문화 등 GPT의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AI 업계는 폐쇄 독점형의 카피라이트(copy-right)가 아닌, 개방 공유형의 카피레프트(copy-left) 성향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오죽하면 회사 이름이 오픈AI이겠나. 이제 당연한 선택만 남았다. 눈 앞의 황금사다리에 어서 오를 것인가, 스스로 걷어찰 것인가.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애플을 AI 업계의 열등생으로 분류한다. 카피레프트 진영의 MS·구글과 달리 카피라이트 성향이어서, AI 인재들이 외면하고 있어서다)
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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