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방미 최종 조율 나선 김태효 "美 감청 의혹 정보 상당수 위조"(종합)

한미정상회담 의제 조율 3박5일 美방문
"문건 상 韓내용 사실과 합치하지 않아"
美와 정보공유 강화…신뢰 강화될 것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일 미국의 도·감청 의혹에 대해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한미 간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에 공개된 문건의 한국 관련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한미 간 정보 공유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미국 방문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한미 국방장관간 통화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김 차장은 이날부터 15일까지 3박 5일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위한 한미 간 사전 협의 진행한다.

그는 "이(감청) 문제가 알려진 이후 우리도 내부적으로 평가했고, 미국도 자체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은 본국의 문제인 만큼 법무부를 통해 경위와 배후 세력을 찾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국방부의 요청으로 기밀문건 유출 및 문건의 유효성 등에 대한 관련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이 대통령실을 도·감청한 정황이 담긴 기밀문서가 유출되면서 김 차장의 이번 방미 동안 양국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김 차장은 "누군가가 위조한 것인 만큼 논의 사항이 아니다"며 "제 방미의 목적은 이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안보 지형이 특수한 상황에서 유출된 만큼 특정 세력의 정보 변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해당 문건의 진위나 유출 맥락 등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취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 차장은 미국의 도·감청 논란이 한미 동맹의 변수가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차장은 "미국이 세계 최강의 정보국이고 양국이 지금 취임 이후로 11개월간 거의 모든 영역에서 정보를 공유해왔다"며 "중요한 정보활동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미국의 능력과 역량을 함께 얻고 활동한다는 것은 큰 자산이고 이번 기회에 양국의 신뢰가 더 강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통령실은 미국의 도·감청 논란이 대통령실 용산 이전 시비로 재확대되면서 적극 해명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은 군사시설로, 과거 청와대보다 훨씬 강화된 도·감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에 있다"며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안보실 등이 산재해 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현재는 통합 보안시스템과 전담 인력을 통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더불어민주당의 도청 공세에 반박했다.

한편,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의 주제인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동맹'에 맞춰 이달 26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한 일정을 미국 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지원법(CSA)과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북핵에 대응한 확장억제 강화 등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최종 조율에도 나선다.

김 차장은 또 북한 문제, 경제안보, 지역·글로벌 이슈 관련 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다. 김 차장은 "경제안보, 군사안보 사회문화 다방면 구체적 주제들 있는데 진행 쟁점에 대해 미리 말씀드릴 수 없다"며 "잘 협의해서 빈틈없도록, 국익과 국민 바라는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