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尹 도청 안 뚫렸다? '바이든 날리면' 시즌2"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미국 정보당국의 도감청 의혹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 “그 발언들을 보아하니 바이든 날리면 시즌2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실과 여당의 입장을 묻는 진행자 질문에 “당시에도 그 발언(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이 한국 국회를 향한 것이냐, 미국 의회를 향한 것이냐 그리고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이런 걸 이야기하느라고 한참 소모가 됐고 결국 그걸 보도한 MBC를 또 고발하지 않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10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보실 도감청 논란이 불거지자 “사실관계 파악이 먼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야권에서 대통령실이 도감청에 무방비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이 사건을 과장하거나 왜곡해서 동맹관계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다면 많은 국민들로부터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고 최고위원은 “현재 대통령실이 하는 이 수순들을 쭉 보면 그때랑 똑같다”며 “심지어는 지금 (대통령실이) 당한 상황인데 거기에 대해서 한마디 문제 제기조차도 하지 못하니까 약점이 잡혀 있나 자꾸 의심이 드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고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 언론사에 “미국의 정찰 위성이 정보전쟁에 활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본인들이 뚫린 게 아니라는 걸 규명하고 싶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했을 당시 독일 정부가 미국에 공식 항의했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고 최고위원은 “친구를 스파잉 하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독일은 입장을 냈는데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하는 모양새와 말들을 보면 미국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대통령실이) 일단은 한 번의 실기를 했다.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바로 항의의 메시지가 나왔어야 맞다”며 “그러고 나서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합당한 조치를 미국에게요구하겠다라고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국내를 향해서 분노의 지점을 잡고 얘기하실 것이 아니라 미국을 향해서 명확한 입장들을 계속해서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한미 정상회담을 하든 안 하든 거기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도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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