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500만원…美여성들 "유럽가자, 난자 얼리러"
멕시코·스페인·체코 등이 인기
난자를 얼리기 위해 스페인, 체코 등 유럽을 찾는 미국 여성들이 늘고 있다. 자국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은 물론 시술과 함께 관광까지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가깝게는 멕시코에서부터 멀게는 스페인, 체코, 노르웨이 등 유럽에 이르기까지 '난자 냉동 여행'을 떠나는 미국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해외 원정 냉동 난자 시술을 받은 여성들의 사례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난자 냉동 여행 전문업체 '밀비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냉동 난자 시술을 받을 경우, 호르몬 주사, 의사 진찰·시술, 냉동된 난자의 보관 등 전체 과정에 들어가는 돈은 약 1만6000달러(약 2100만원)에 이른다. 반면 동일한 시술을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받으면 6550달러(약 860만원)가 들고, 영국은 6134달러(약 800만원), 스페인은 3816달러(약 500만원)다.
밀비아는 미국 내에는 난자를 얼리고 싶어하는 여성 수백만 명이 있지만, 이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실제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미국 여성들은 건강 보험으로 냉동 난자 시술을 받을 수 없어 비용이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머서 헬스뉴스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직원 수 2만명 이상인 미국 기업 가운데 난자 냉동에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회사는 20% 미만이다.
그러나 시술비가 미국의 25~30%에 불과한 해외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용 부담은 확 줄어드는 데다 2주가 소요되는 시술 기간을 고통스러운 경험이 아닌 멋진 휴가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밀비아만 하더라도 외국에서 냉동 난자 시술을 받으려는 여성에게 항공편 및 숙소 예약 대행은 물론이고, 픽업,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밀비아의 아브히 가발카르 대표는 "관광 알선뿐 아니라 호르몬 변화로 힘들어하는 여성들이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여성들 소개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난자 냉동 정보 제공업체인 프리즈 헬스의 창업자 제니퍼 래넌은 "현재 멕시코와 스페인이 냉동 난자 '핫 플레이스'"라면서 "멕시코는 미국과 가까운데다 비용도 매우 저렴하고, 인기 관광지인 스페인은 유럽에서 연구·개발이 가장 앞선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2019년 친구 2명과 함께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냉동 난자 시술을 받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길리언 모리스(36)의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냉동 난자 시술을 받기 위해 유럽행을 택한 자신의 계획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자 친구들도 동참해 함께 시술을 받았다.
그는 "스페인에서의 난자 냉동 비용이 미국의 5분의 1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냉동 난자 시술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공유숙소를 빌리고 시술 중간 남는 시간에는 여느 관광객처럼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박물관이나 다른 도시를 방문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병원의 의료진들은 모두 영어를 할 수 있었고, 미국 병원에 비해 더 편안했다"며 "힘들 수도 있었던 경험을 휴가로 바꿔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변모시킬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생식 관광 시장 급성장 예상돼
그러나 해외 냉동 난자 시술에는 주의할 점도 있다. 프리즈 헬스의 설립자 시도니아 로즈 스웜은 여행 계획, 특히 항공편과 숙박 시설을 유연하게 예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체 주기에 따라 난자를 많이 얻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시술받는 클리닉이 허가를 받은 곳인지, 영어를 구사하는 의료 전문가가 있는지도 확인할 것을 충고했다. 또 스웜은 "호르몬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거나 감정적으로 변할 수도 있으므로 여행 시 동반자와 함께하라"고 권장했다.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뷰서치는 난자 냉동 등 전 세계 생식 관광 시장이 향후 7년 동안 매년 30% 이상 급성장해 2030년 시장 규모가 62억 달러(약 8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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