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직폭]⑥"신고방법 구체적으로 묻는 직장인들… 사회 인식 달라졌다"

김대현 2023. 4. 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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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속도가 정해지면, 우리는 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도 '속도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만든 인식도 마찬가지죠."

10일 서울 중구 직장갑질119 사무실에서 만난 오진호 집행위원장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되고 우리나라 일터에서 벌어지는 갑질과 괴롭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오 위원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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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노무사·전문 활동가 등 180여명 자원봉사
"피해기록·증거 남기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점"

"제한속도가 정해지면, 우리는 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도 '속도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만든 인식도 마찬가지죠."

10일 서울 중구 직장갑질119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중인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사진=김대현 기자]

10일 서울 중구 직장갑질119 사무실에서 만난 오진호 집행위원장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2017년 11월 출범한 직장갑질119는 직장인들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상담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민간 공익단체다. 변호사와 노무사, 전문 활동가 등 18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직장에서 괴롭힘당하는 근로자들을 돕고 있다.

근로자들은 직장갑질119 플랫폼에서 장소나 직종에 관계없이, 정해진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익명'으로 고민을 토로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상담은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이메일로 진행된다. 현재 오픈채팅방엔 자원봉사자들과 상담이 필요한 근로자 등 1400여명이 참여 중이다. 이를 통해 매일 100건가량의 괴롭힘 상담이 접수된다. 이메일 접수는 하루 10건 정도다. 지난해 10월 말 출범 5년간 누적 접수 건수는 총 11만8000건이었다.

오 위원장은 그간 활동의 대표적인 성과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통과 및 시행'을 꼽았다. 그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조약을 법으로 명시한 나라는 한국이 아시아 최초다. 2017년 말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고, 불과 약 1년 만에 법이 만들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노동, 체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갑질과 관련된 폭로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진 2018년 7월 정부가 괴롭힘 근절 대책을 발표했는데, 평범한 직장인들이 용기를 내 관련 폭로가 이어져 새로운 법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고 말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되고 우리나라 일터에서 벌어지는 갑질과 괴롭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오 위원장은 설명했다. 직장갑질119 측이 지난달 3~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0.1%가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방지법 시행 전인 2019년 6월 44.5%에 비해 14.4% 줄어든 수치다.

최근 접수되는 상담 내용도 직장갑질119 출범 초기보다 구체화됐다. 오 위원장은 "예전엔 본인이 겪은 일이 괴롭힘이 맞는지 묻는 사례들이 많았다면, 최근엔 괴롭힘과 갑질을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묻는 사례가 늘었다. 신고하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을지, 해결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따진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괴롭힘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은, 어떤 회사이든 우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결국 회사와 조직 차원의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괴롭힘 방지법의 개선책으론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등에게 방지법 내용을 확대·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대표되는 근로기준법 관련 조항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프리랜서, 하청 근로자 등 소외된 일터 약자들에게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며 "'근로자를 인간답게 대할 권리'는 사업체의 역량과 무관하게 도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괴롭힘을 겪은 근로자가 우선 취해야 할 조치로는 '기록'과 '도움 요청'을 짚었다. 오 위원장은 "향후 신고를 위해서라도 자신이 겪은 피해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관련 증거를 남기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상담 기관에서 상담받거나, 주변인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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