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매직' 통했다... 캐롯, 기적 같은 4강 진출

윤현 2023. 4. 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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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캐롯, 5차전 혈투 끝에 현대모비스 제압

[윤현 기자]

 고양 캐롯이 10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KBL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대역전 드라마를 쓰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캐롯은 1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마지막 5차전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7-71로 꺾었다.

정규리그 5위 캐롯은 4위 현대모비스에 1, 3차전을 내주며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패한 팀이 최종 승리한 것은 총 51차례 가운데 단 3차례(5.9%)에 불과하다. 

그러나 캐롯은 4, 5차전을 내리 따내고 기적 같은 역전을 이뤄내며 '업셋'을 달성했다. 특히 5차전까지 혈투를 치른 끝에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은 1997-1998시즌 대구 동양, 2013-2014시즌 부산 kt에 이어 캐롯이 3번째다.

반면에 현대모비스는 캐롯의 거센 반격을 버텨내지 못하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또다시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정규리그 순위는 잊어라... 6% 확률 뚫어낸 캐롯  

캐롯의 출발은 불안했다. 약점인 골밑 대결에서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공격 리바운드를 장악했으나, 정작 강점인 야투와 자유투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17-20으로 1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앞선 2, 4차전에서 1쿼터를 지고도 역전승을 거뒀던 캐롯은 오히려 자신감이 넘쳤다. 2쿼터 시작과 함께 김강선의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든 캐롯은 이정현과 디드릭 로슨이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캐롯의 압박 수비에 당황하며 실책을 쏟아냈다. 기세가 오른 캐롯은 박진철이 강력한 덩크를 꽂아 넣는 등 41-3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캐롯은 3쿼터에도 10점 차 리드를 유지하며 손쉽게 승리하는 듯했다. 

현대모비스도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4쿼터 초반 게이지 프림과 이우석이 연속 득점으로 61-58 역전에 성공하며 홈 관중을 열광케 했다. 하지만 캐롯의 주무기인 3점슛이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터졌다. 최현민과 로슨이 연달아 3점슛을 터뜨리며 재역전,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그럼에도 현대모비스의 추격은 끈질겼고, 70-69로 쫓기던 캐롯은 경기 종료 1분 53초를 남기고 전성현이 3점슛을 터뜨렸다. 반면에 현대모비스는 한호빈이 던진 회심의 3점슛이 빗나가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로슨이 공격 리바운드에 이어 골밑 득점까지 올리며 격차를 더 벌린 캐롯은 승리를 거머쥐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봄 농구를 지배한 '프로 2년 차' 이정현  
 
 고양 캐롯 이정현이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KBL
 
캐롯은 돌발성 난청으로 슛 감각이 떨어진 '에이스' 전성현의 부진으로 더욱 고전했다. 전성현은 4차전에서 15분간 코트를 누비며 3점슛 3개를 터뜨리며 이름값을 했다. 

캐롯의 김승기 감독은 이날도 전성현을 투입했으나, 기대와 달랐다. 3쿼터까지 13분간 뛰었으나 단 1점도 넣지 못했다. 이때 새로운 해결사로 나선 것이 이정현이었다. 이날 24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끈 이정현은 철벽 수비로 리바운드와 스틸까지 따냈다.

이정현은 6강 플레이오프 1~5차전에서 경기당 평균 24점을 넣으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일등 공신이 됐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 가드로 활약했던 김승기 감독이 올 시즌 '프로 2년 차' 이정현을 주전 가드로 혹독하게 단련시킨 것이 빛을 발한 무대였다. 

이정현의 활약에 자극받았는지 경기 내내 침묵하던 전성현도 4쿼터 막판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리며 승리를 도왔다. 

반면에 현대모비스는 허리 통증으로 3, 4차전을 결장한 함지훈이 17분여를 뛰며 분투했으나 1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또한 포스트시즌을 처음 맞이하는 조동현 감독은 승부처마다 패착을 내며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캐롯은 구단의 자금난으로 선수들 월급이 여러 차례 밀리고, 리그 가입비도 3월 말에야 납부하면서 겨우 포스트시즌에 나섰으나 이번 승리로 단숨에 반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이제 캐롯은 오는 13일부터 정규리그 1위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4강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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