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춘래불사춘' 스타트업, 이젠 수익성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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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봄이 왔건만 분위기는 여전히 혹한기 한가운데다.
스타트업 업계 얘기다.
이제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이나 혁신 등 종래 좇던 가치보다는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전 세계 스타트업 업계에 부는 한파는 국내 시장에도 불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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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의 상황 더 안좋아 4분의 1 수준
기존 성장 전략보다 수익 내는 구조 만들어야
계절은 봄이 왔건만 분위기는 여전히 혹한기 한가운데다. 스타트업 업계 얘기다. 올해 1분기 스타트업 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글로벌 시장으로 보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됐다. 국내 시장의 상황은 더 안 좋다. 투자받기 쉽지 않아지면서 인력을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곳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제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이나 혁신 등 종래 좇던 가치보다는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스타트업 정보업체 크런치베이스는 올 1분기 전 세계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규모가 760억 달러라고 밝혔다. 1년 전 1620억 달러보다 53% 감소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인 피치북과 미국 벤처캐피털협회는 1분기 미국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에서 370억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에 비해 55% 감소한 규모로 2019년 4분기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스타트업에 대한 VC의 투자 건수도 3000건 이하로 5년여 만에 가장 적었다. 경기침체로 지난해부터 스타트업 투자는 크게 위축돼 왔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까지 겹치며 VC의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스타트업 업계에 부는 한파는 국내 시장에도 불어닥쳤다. 외려 국내에서 부는 찬바람이 더 매섭다. 스타트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집계한 올 1분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액은 8958억원이다. 전년(3조9038억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무려 77%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지금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고 토로한다. 시장에 돈이 넘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몇 년 새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을 두고 한숨짓기도 한다. 이젠 더이상 투자금을 받아 사용자를 확대하거나 기술을 고도화하는 식의 성장 전략은 통하기 어렵게 됐다. 중요한 것은 수익을 낼 수 있는지다.
기업이라면 당연한 이 과제는 그동안 스타트업 업계에선 저만치 떨어진 미래의 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창업자들은 좋은 구성원을 모아 일하기 좋은 문화를 조성하고 기존의 기업 구조에선 어려웠던 혁신을 만드는 것이 과업이라 인식했다. 수익보다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사업의 출발점이라고 여겼다. 수익을 내지 못해도 기술력과 미래 전망만으로 투자받을 수 있었고 기업을 유지하는 게 가능했다. 우리나라에서 유니콘 기업(기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스타트업 중 많은 수가 여전히 적자 상태인 이유다.
하지만 이제 시장에서 돈줄이 마르면서 이런 성장 모델은 적용할 수 없게 됐다. 수익은 나중에 도달해도 될 목표가 아닌 당장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창업자들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모델을 손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수익구조는 스타트업의 자립 기반일 뿐만 아니라 투자를 유치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스타트업은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투자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는 스타트업이 수익을 내고 기업 가치를 키우지 못한다면 앞으로 투자의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바람은 차지만 지금은 어쩌면 움츠리기보다는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나서야 할 때일 수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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