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요금 인상 '고심'…문재인 정부와 같아선 답이 없다 [기자수첩-정책경제]

임은석 2023. 4.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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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발표를 잠정 보류한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2022년 전기요금 인상시기를 그 해 2분기와 4분기로 잡았던 바 있다.

당정이 서민생활 안정, 국제 에너지가격 추이, 물가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공기업 재무상황 등을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해 조속한 시일내에 전기·가스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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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인상 않으면 에너지공기업 부채 '눈덩이'
공기업 부채 미래세대 떠안을 수 밖에 없어
인상 가능성 남아…기대 수준 못 미쳐도 올려야
서울시내 골목에 늘어선 전깃줄.ⓒ뉴시스

당정이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발표를 잠정 보류한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우리나라 양대 에너지기업의 적자 수준을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해왔다. 한전은 지난해에만 32조603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두 자릿 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크게 성장했지만 미수금이 8조6000억원에 달하면서 부채비율은 연결기준 500%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너지 요금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어졌다. 당초 당정도 한전과 가스공사 정상화를 위한 '에너지요금 현실화' 불가피성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2분기에는 요금 올릴 것이라고 봤다.


특히 2분기는 1년 4개 분기 가운데 에너지요금을 인상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꼽혀 인상은 기정사실이라는 분위기였다. 다른 분기와 다르게 기상 상황으로 인한 에너지 수요가 급등하는 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2022년 전기요금 인상시기를 그 해 2분기와 4분기로 잡았던 바 있다.


하지만 30%대에 머물러 있는 대통령 지지율에 총선까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에서 제동을 걸었다. 정부와 한전이 주도적으로 결정해오던 전기요금에 대해 갑자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나서서 "전문가 좌담회 등 여론 수렴을 해서 결정하겠다"고 정리한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물가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을 고려해 요금 인상 시기를 늦췄다는 설명에 정치적 결정이라며 비난해 왔다. 하지만 집권 당으로 입장이 바뀌고 지지율이 떨어지자 전 정부가 하던 변명을 똑같이 되풀이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요금을 인상하기는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는 분위기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냉·난방비 부담이 커지는 데다 내년 4월 총선이 임박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분기 요금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 당정이 서민생활 안정, 국제 에너지가격 추이, 물가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공기업 재무상황 등을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해 조속한 시일내에 전기·가스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정의 '국민부담 최소화' 최우선 원칙을 감안하면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지지율과 총선 표심에 대한 눈치보기로 에너지요금을 동결한다면 에너지공기업의 부채는 미래세대가 떠안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에너지요금은 사용자 부담이 원칙이다. 많이 쓰면 많이 내고 적게 쓰면 적게 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요금인상을 미루다 세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모든 국민이 동일한 부담을 지게 된다. 정부는 눈 앞의 작은 이익을 채우기 위해 미래에 치를 대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전 정부의 잘못된 판단을 이번 정부에서는 바로 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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