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연장 굳힌 김연경, 행선지는… “통합우승 가능한 팀”

권중혁 2023. 4. 1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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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뒤 무대에 올라 수강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월드클래스’ 김연경이 선수생활 연장으로 사실상 뜻을 굳혔다.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김연경이 차기 행선지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점은 ‘통합우승 가능성’이다.

김연경은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31표)다. 역대 5번째 MVP로 V리그 최다 정규리그 MVP 수상이다.

시즌 중 은퇴 가능성도 열어뒀던 김연경은 이날 사실상 선수생활 연장 뜻을 밝혔다. 그는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지금 현재로선 선수생활을 조금 더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흥국생명과도 협상 중이고, 다른 구단들과도 얘기를 나누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올 시즌 은퇴에 관한 얘기가 나왔을 때 가족을 포함해 많은 분이 ‘아직은 아니라’는 말을 해주셨고, 저도 큰 부상을 입은 것도 아니어서 아직은 컨디션이나 퍼포먼스가 괜찮다고 느꼈다”며 “여러 생각을 하다가 현역 연장을 더 하는 걸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05-2006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의 선택을 받은 김연경은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주로 해외에서 활약하면서 올 시즌을 끝으로 마침내 V리그에서 6시즌을 채웠다. 이 때문에 김연경의 차기 행선지에 배구계의 관심이 초집중된 상태다.

김연경은 차기 행선지 고려사항으로 ‘통합우승’을 언급했다. 그는 “올 시즌 통합우승을 놓쳤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다”며 “시즌 전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은 없는데, 이제는 통합우승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 수 있는 팀으로 선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팀이 원하는 비전, 어떤 배구를 원하는지도 제겐 중요하다”며 “(그 팀의) 영입도 중요하고, 샐러리캡이 있어서 제약이 많지만 그런 것들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덜 생각하는 팀들에는 미리 ‘쉽지 않을 거 같다’ 얘기를 해놓은 상태”라며 “그쪽도 1~2옵션이 있을 테니 매너 있게 하고 있다”고 웃었다.

여전히 최고 퍼포먼스를 보이는 김연경은 어느 팀을 가든 리그 최고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샐러리캡 제약과 관련해 ‘우승을 위해 대우를 포기하는 것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 우승을 위해서 낮추는 것은 감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페이컷을) 안 좋게 보는 시선들이 있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수생활 연장을 하지만 3년 계약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3년 규정이 있단 건 알지만 제 현역생활이 3년은 아니다”라며 “1년, 1년 조금씩 생각해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 중인 구단과도 그런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연경의 정규리그 MVP 수상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5번째 수상인데 기분이 정말 좋고 만장일치여서 영광스럽다”며 “올 시즌을 돌이켜보면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팀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줘서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저희 팀이 정규리그 1위일 거라 생각한 팀도 별로 없을 거로 생각하고, 저 역시 생각 못 했는데 정규리그 1위까지 하면서 받아낸 MVP라서 더 뜻깊은 MVP가 된 거 같다”고 덧붙였다.

해외가 주무대였던 김연경은 V리그에서 단 6시즌만 뛰었는데 이중 5번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남녀 통틀어 역대 최다 기록이다. 2008-2009시즌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3위에 머무르며 MVP를 놓쳤을 때도, 포스트시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챔프전 MVP를 수상한 바 있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V리그로 복귀해 지난 시즌 6위였던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1위로 올려놨다. 공격종합 1위, 득점 5위, 수비 10위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고, 흥국생명이 감독 경질 등으로 내홍에 휩싸였을 때도 정신적 지주로서 팀을 이끌었다. 아쉬운 준우승으로 챔프전 MVP는 놓쳤지만, 올스타전 MVP와 함께 2개의 MVP를 획득했다. 김연경은 베스트7 아웃사이드히터(OH)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선수가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뒤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남자부 MVP는 대한항공의 한선수가 수상했다. 한선수는 주장으로서 팀의 4번째 우승이자 통합 3연패(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 첫 트레블(정규리그 1위·챔프전·KOVO컵)을 이끌었다. 한선수는 남자부 역대 최초로 세터 포지션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올시즌 32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9.857개의 세트 성공을 기록했다.

한선수는 “3연속 통합우승을 할 수 있어 뜻깊은 시즌이었는데 정규리그 MVP까지 받아 감사드린다”며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믿음으로 우승 만들어서 제가 대표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4연속 통합우승에 닿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녀부 신인상은 삼성화재의 미들블로커(MB) 김준우와 KGC인삼공사의 리베로 최효서다. 김준우는 31표 중 18표를 받아 현대캐피탈의 세터 이현승(13표)을, 최효서는 17표로 같은 팀 세터 박은지(8표)를 제쳤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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