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휴면계좌… 범죄용 ‘대포통장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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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입출금계좌 10개 중 4개는 6개월 이상 거래내역이 없는 휴면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자료를 제출한 시중은행 3곳(KB국민·하나·우리)의 6개월 이상 거래내역 없는 입출금계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961만좌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치를 제공한 나머지 시중은행 2곳까지 더하면 현재 5대 시중은행의 휴면계좌 수는 약 6620만좌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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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銀 휴면계좌 6600만좌
“계좌 유지에 전기 낭비… ESG 역행”
시중은행 입출금계좌 10개 중 4개는 6개월 이상 거래내역이 없는 휴면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휴면계좌 수는 국내 인구를 훌쩍 넘는 6600만좌에 달했다. 휴면계좌를 방치하면 금융범죄 악용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데다 불필요한 전산 비용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입출금계좌 현황에 따르면, 이들 은행에서 최근 5년간 신규 개설된 입출금계좌는 3026만좌로 집계됐다. 반면 해지계좌 수는 1726만개에 그쳤다. 시중은행이 관리해야 할 통장이 매년 250만개씩 늘어난 셈이다.
잠들어 있는 휴면계좌 수도 증가세다. 연도별 자료를 제출한 시중은행 3곳(KB국민·하나·우리)의 6개월 이상 거래내역 없는 입출금계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961만좌로 나타났다. 2018년 2555만좌에서 4년 만에 400만좌가량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치를 제공한 나머지 시중은행 2곳까지 더하면 현재 5대 시중은행의 휴면계좌 수는 약 6620만좌로 추정된다. 전체 입출금계좌(1조6105만좌) 중 무려 41%가 휴면 상태인 것이다.
휴면계좌 증가세를 방치하는 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휴면계좌는 금융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장기 미인출 예금자 중 고령층은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계좌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잊힌 통장들은 ‘대포통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휴면계좌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전산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용하지 않는 수천만개의 계좌를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전기가 낭비된다”며 “ESG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은행에선 잔액이 일정 규모 이하인 계좌에 대해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이 2017년 일정 금액 이하로 유지되는 신규 예금계좌에 처음으로 수수료를 부과한 바 있다. 다만 최근 국내 은행권에선 ‘돈잔치’ 논란이 있었던 데다 은행 수수료 신설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반발 여론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지나치게 많은 휴면계좌는 불필요한 계좌유지비용 발생과 함께 금융범죄 악용 위험이 있다”며 “휴면계좌 해지에 대한 적극적 안내와 더불어 계좌 해지 시 인센티브 제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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